2023. 7. 27. 03:21




—뭐라고 말해야 할 진 모르겠지만.
좋아합니다. 저와 평생을 함께해 주세요.

이게 아닌데. 이미 평생을 함께 하고 있잖아.

—좋아해요. 저와 결혼해주세요. 행복하게 해줄게요. 진심으로.

으아아아아! 프로포즈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그냥 결혼해달라고 하면 안돼? 너무 복잡하지 않음? 오소마츠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가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머리를 굴리던 그때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움찔하며 멈추자 문을 열고 카라마츠가 들어왔다.
"뭐 하는 건가, 오소마츠. 방에서 뒹굴거릴 거라면 잠깐 같이 산책이라도 하자."
"산책? 그럼 나간 김에 빠칭코..."
"그럼 안 되지, 오소마츠. 빠칭코를 가면 나이스한 나를 눈에 담을 시간이 줄어들어버린다만."
"뭐래는 거야. 아무튼, 알았어. 어디 마주 앉아서 오래도록 널 보고 있을 테니까. 발길 닿는 대로 가보자고."
오늘 프로포즈를 하기는 글렀네 생각하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앞세워 집을 나섰다. 사귄다고 해도, 연인이 됐다고 해도, 손을 잡는 건 여전히 어려웠다. 사람이 드문 데서야 겨우 손을 잡고, 충동적이던 첫 키스 이후에는 눈치를 봐가며 입을 맞춰선지 의외로 그렇게까지 많은 키스나 애정 행각을 나눠보질 못했다. 어쩔 수 없지 뭐, 라고 전에 카라마츠는 체념한 투로 말했다. 너무 많은 걸 바랄 수는 없다며 제 나름은 시원한 투로 이야기하는 그도 사실은 아쉬워 하는 걸 오소마츠는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래서 제 맘대로 안거나 할 수 없었다. 카라마츠는 의외로 조심스럽구나. 평소에는 그렇게나 무방비하고 쉽게 다가오는 녀석이건만, 오소마츠에게 고백하는 것만은 오래도록 망설여왔다고 했다. 오소마츠가 먼저 고백하고 나서야 털어놓은 제법 오래된 카라마츠의 연심은 그의 안에 여전히 갇혀있는 듯 했다.



"결국은 여기밖에 없나~ 너도 참 여길 좋아한다니까."
"여기서 오소마츠가 고백해주지 않았나. 좋아할 수밖에 없지."
특별할 거 없는 강둑에서 나란히 앉아 손을 잡고서,  서로를 보며 덤덤히 이야기하는 이 장면을 카라마츠는 꿈꿔왔을까. 어느 날, 카라마츠의 마음을 눈치채고서는 모른 척 할 수 없어서, 오늘처럼 고민했었던가.

—어떻게 하지. 사내 새끼가, 그것도 얼굴부터 똑같은 쌍둥이 동생이 날 성적으로 좋아하는 거 같은데?! 잠, 잠깐. 이거 거짓말이지? 내가 잘못 생각한거지?

알고 있었다. 잘못 생각한 게 아니라는 건. 카라마츠가 겨우겨우 드러내지 않던 마음을 알아채버린, 발렌타인데이 며칠 전에 있던 작은 사건. 카라마츠 본인과는 인연 없을 것만 같던 커다란 제과점에 스스로 걸어들어가길래 맛있는 걸 사면 뺏어먹을 생각으로 몰래 뒤따라 들어가 뒤쪽에서 깜짝 놀래켜주려던 그때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 상자를 집어들며 '오소마츠는 이런 거 좋아할까'라며 중얼거린 그 일을. 오소마츠는 놀라서 다른 진열대로 뒷걸음질쳐 그대로 아래로 숨어버렸다. 카라마츠는 그 초콜릿을 사지 않았고, 혹시나 누군가의 부탁을 받아 선물을 고르러 온 걸까 하는 가능성은 역시나 발렌타인데이를 빈손으로 마침으로써 사라지게 되었다. 그 뒤, 오소마츠의 눈길이 카라마츠를 좇게 되었다. 왜 나를, 형제가 아닌 다른 의미로 좋아하게 된 거냐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아마도 카라마츠는 거짓말을 했을거다. 고등학생 시절의 카라마츠라면 눈을 피하며 무슨 소리냐고 했을 거다. 성인이 된 카라마츠라면 '나는 모두를 사랑한다제! 에브리바디 러브!' 같은 소리를 지껄였을 거다. 아니면, 정말, 혹시나 오소마츠 자신이 잘못 짚었을까 두려워서. 어쩌면, 그렇게 물어보는 것으로 오소마츠도 제 마음이 확정되는 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런 날들이 지나고 지나 여러 해를 거치며 둘의 마음은 오래도록 숙성되어갔다. 카라마츠는 제 마음을 숨기는 덴 능숙해져갔지만 견딜 수 없는 날이면 오소마츠를 피해버렸다. 오소마츠는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을 때마다 카라마츠의 꿈을 꿨다. 꿈을 꾸는 그의 몸이 뜨거워지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섰다. 그러다 어느 날, 자신을 피하는 카라마츠를 강둑에서 붙잡고 바닥에 넘어뜨린 채 엉망진창인 고백을 카라마츠에게 해버렸다. 무슨 말을 해댔는지 그 모두를 제대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랑 하자는 말을 내뱉고 바로 미안하다며 사과했던 것만은 뚜렷이 기억한다. 내려다본 카라마츠의 눈에서 조용히 눈물이 흐르기에 오소마츠는 저질러버렸구나 하고 어쩔줄 몰라했는데, 카라마츠는 손을 내밀어 오소마츠의 뺨을 쓰다듬으며 고맙다고 말하며 웃었다. 바로 둘의 몸과 입술이 포개졌다. 그런 강렬한 고백의 장소지만, 창피한 기억일지도 모르는데 카라마츠는 자주 이 곳을 데이트 장소로 골랐다.
"고맙다. 오소마츠라면 마음껏 사랑을 나누고 싶을텐데, 나 때문에 많이 참아주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사람을 성욕에 미친 사람 취급하지 말아줄래. 뭐어, 지금은 여러모로 참고 있긴 하지만. 나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아껴주고 싶어하는 면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지 뭐야. 멋지지."
"그래, 그래. 멋있어, 오소마츠."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심인 양 부드럽게 말하는 말투라니.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역시 슬슬 독립을 해야하나 싶어. 독립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하지만, 우리 둘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 오소마츠가 참는 것도, 내가 눈치보는 것도, 너무 오래 끌고 싶진 않다."
잠깐, 이거 프로포즈 아님? 지금 선수치기를 당한 건가? 싶어 오소마츠는 살짝 당황했지만, 한숨을 쉬며 오소마츠가 아닌 강가의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는 카라마츠에 살짝 안도했다. 돌아오는 길은 그냥 평소처럼 걸었다. 저녁 반찬은 뭘지, 또 둘이 같이 들어오냐며 아니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형제들에게 뭐라고 할지 등의 시답잖은 이야기들을 하며.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뒹굴거라는 평소와 같은 저녁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오소마츠는 프로포즈를 어떻게 할지 줄곧 고민했지만 도저히 멋들어지게 구상이 나오지 않았다. 괜히 안달이라도 난 듯 뜨거워지는 자신을 탓했다. 잠이 오지 않아 눈을 뜨고 바라본 창문에 오늘은 커튼이 치는 걸 모두  깜빡해서 달빛이 새어들어왔다. 아, 이젠 고민하는 거 그만둘래. 그대로 이불을 빠져나와 카라마츠를 깨웠다. 카라마츠도 잠에 들지 않았던 건지 바로 이불 밖으로 나왔다. 조심히 오소마츠가 지붕으로 올라가면 카라마츠도 그 뒤을 따라 올라왔다. 달빛 아래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안았다. 지나가는 누가 보면 어떠랴. 둘은 이어 키스를 했다. 밤공기가 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둘의 혀와 입술이 떨어지고 강둑에서처럼 나란히 앉아 손을 잡았다. 달과 얼마 보이지 않는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잠시 보다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왼손을 자신의 얼굴 쪽으로 가져갔다. 지금 당장은 없는 반지 대신으로 카라마츠의 왼손 약지에 입맞춤을 했다. 카라마츠의 손을 줄곧 들어올린 채, 오소마츠는 고민을 던져버리고 이야기한다.
"평생 내 것이 되어줘, 카라마츠."
카라마츠는 말이 없다. 다만, 고백을 한 그 때처럼 또 눈물을 조용히 흘리면서 미소를 짓는다.
"평생 네 것이 될게, 오소마츠."
아마 이 프로포즈를 오소마츠도 카라마츠도 나중에는 좀 더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 후회하겠지만, 아마도 둘의 부끄럽고도 행복한 추억이 될 거라고 오소마츠는 믿어본다.



재활(?) 겸. 구상하던 이야기의 일부분이기도.
이 이야기의 전체도 시간이 꽤 지나 묘사나 방향성이 멋대로 굴러가면서 갈피가 안 잡히네요. 파편화된 채 몇 개가 끊어지고 버젼이 다른 채 존재하는 중.


Posted by 하리H( )Ri
2023. 7. 26. 13:32

간만에 정주행하려 했을 뿐인데...
뒷북을 ㅠㅠ
6월 29일이니까 한 달 전이네;;;
라프텔이랑 시리즈온에 있고 아마 다른 VOD에도 있지 않으려나 싶음
그런데 제이박스엔 없음...
뭐지.

https://laftel.net/item/41559

극장판 오소마츠 6쌍둥이 히피포족과 빛나는 과실 - 라프텔

#가족 #충격의 1화 #발랄가볍 #감동 #쌍둥이 #개그 #성인 #학교 #마을. 전설의 열매를 찾아 떠난 여섯 쌍둥이의 여정과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laftel.net


대여 기분으로는 시리즈온이 5900원인가 하니까 얘가 좋고 소장도 시리즈온이 싸지만 알아서 뭐...




둘 다 소장을 했고 라프텔에 올라온 걸로 봤음
한 달 전이었다보니 선발대 덧글이 몇 개나마 있어서 좋았는데 그 감상들 다 이해가던 ㅋㅋㅋ
아마존프라임으로 힘들게 찾아볼 때부터 상영회제외하곤 몇 번 무자막으로 정주행을 했었는데, 어드벤처나 포스터 복장 정도는 낚시? 같으면서도 낚시는 아니고... 이걸... 스포를 피하고는 짧게 스토리를 줄이긴 어려운데 아무튼 재밌긴 한?
어...음...어... 도망치는 건 부끄럽고 도움이 안 된다?
찰떡같이 리뷰 제목도 못 짓겠고 블루레이라 캡처도 어떻게 하는지 프로그램이 손이 안 익어 냅둔 걸 8월 안에는 리뷰해봐야지...하고 또 하나 과제 정해둠.
자막은 더빙이 된다면의 가정을 해서인지 초월번역들 눈에 띈 거 정도? 그리고 무슨 일로 오프닝의 크레딧은 다 번역해서 기대해준 건지 대원답지 않아서 놀람.
더빙도 해주고... 타코파는 좀 올해 말까지 해서 빨리 좀 가져왔으면. 히피포 작년 11월에 발매하고 vod도 일본 기준이지만 다 풀렸었다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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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H( )Ri
2023. 7. 25. 05:10

-플롯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뒀다 한들 세세한 전개부터 틀어짐
-플롯이 애초에 엉성했거나 계속 수정해가는 상황이면 더더욱 전개가 틀어지고 첫 플롯이 가려던 방향을 잊어버림
-플롯조차 없이 기세로 그때그때 생각과 감정을 담뿓 찍어 넣어버리면 필력도 필력이지만 나중에는 감정선을 글 쓴 본인도 이해 못 하게 됨
그 결과 매 화의 감정선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달라지게 됨
-글쓰는 실력이 늘기라도 했으면 성장형이라고 생각할 수라도 있는데 실제로는 글을 안 쓰면 안 썼고 안 보면 안 봤지라서 퇴보함
-그 결과 과거작에 손을 더 못 댐

그래서 이 장르 덕질을 이렇게까지 이어나갈 수 있는건지도 모르고, 괜히 검색 등으로 유입되신 분들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뭔가 손을 놓고 싶진 않은데 가끔 들러보면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흔적이 있으니까 그때마다 생각이 이래저래 드네요. 일쪽이 바빠지고 몸은 지쳐있고 감성은 메말라서 마음만큼 따라주지를 않는게 너무 슬픈...
아무튼... 죄송합니다.
트위터쪽도 본계는 거의 안 들어가는데 트위터 자체가 계속 난리여서 정보 관련을 아카이빙을 해야하나 계속 고민인데 실천에는 안 옮겨지고 이래저래 머리아프네요.

매일매일이 이런 상태

Posted by 하리H( )Ri
2023. 6. 6. 18:20


https://youtu.be/V1bjG7t8ysY


■STORY (유튜브 설명란/홈페이지 추가)
「타코야키 파티」
타코파.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오락. 마츠노가에 평소 멤버가 전원 집합!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과연 맛있는 타코야키를 만들 수 있을까!?
「숙박 모임」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두근거리는 상황. 소꿉친구 치비타 등에 더해 무려 토토코 등 여자 멤버도 참가! 인기 없는 6쌍둥이에게 천재일우의 대찬스! 하지만 그것은 지옥의 시작이기도 했다...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마츠노가에서 일어난 전설의 하루! 쉐-!

■오프닝곡 - 전력 꽈당큐! 메탈 어레인지
1기 2쿨 오프닝곡의 어레인지 버전으로 개봉일인 7/21에 각종 음악사이트에서 다운로드&스트리밍 시작

■CHARACTER
않이 오늘 설명이 바뀐 거 머임...
자기 전에 썰 하나 안 봤음 놓쳤겠는데;

《내가 제일 인기 많을 게 뻔하잖아! 오늘은 마시자고!》
오소마츠 CV.사쿠라이 타카히로
마츠노 가문의 장남. 니트, 동정.
타코야키 만드는 데 방해밖에 되지 않는다.
술에 취해 망해서 끝나는 타입.

《나랑 자자. 멋진 꿈을 보여주지.》
카라마츠 CV.나카무라 유이치
마츠노 가문의 차남. 니트, 동정.
다들 자기랑 마시고 싶고 놀고 싶고
자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안쓰럽다.

《숙박 모임같은 걸 해도 돼 !? 와아!》
쵸로마츠 CV.카미야 히로시
마츠노 가문의 삼남. 니트, 동정.
자기 혼자만이라도 이성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여자가 참가하게 되어 대피버.

《집에 다른 사람이 와. 긴장돼.》
이치마츠 CV. 후쿠야마 준
마츠노 가문의 사남. 니트, 동정.
부담감에 약해서 타코야키를 깨끗이 뒤집을 수가 없다.

《타코파다! 먹는다!》
쥬시마츠 CV. 오노 다이스케
마츠노 가문의 오남. 니트, 동정.
6쌍둥이를 대표하는 축제남.
하지만 인기끄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발목잡는 건 배제! 미안해 형들☆》
토도마츠 CV. 이리노 미유
마츠노 집안의 막내.니트, 동정.
약삭빠르게 잘 해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형에게 대고전.

ㅋㅋ뭔가 대사고 설명이고 웃긴...

□이전 공개 정보 정리
https://heartrainon.tistory.com/m/246

오소마츠상~영혼의 타코야키 파티와 전설의 파자마 파티~ 정보 해금

おそ松さん~魂のたこ焼きパーティーと伝説のお泊り会~ 오소마츠상~영혼의 타코야끼 파티와 전설의 파자마 파티~ 7월 21일 개봉 다 아는 말인데 뭔가 매끄럽게 번역이 안 되네요ㅠ 숙박 모임?

heartrainon.tistory.com


■무비티켓 제2탄

키비주얼에서 안 보이는 배경쪽 부분이지만 참고삼아서


ps.
-파자마파티냐 숙박모임이냐 자고가는 모임이냐...뭐든 됐음... 육둥이는 파자마를 입고 있잖아(적당)
-사자에상 시공 같은 거라 생각했는데 냐쨩네 야기는 쑥쑥 크고 말이야
-그와중에 작화가 좋아보인다 맞나

조금 더 소식 찾아 읽어보다가 걍 몇 개 GIF 찐 걸로 마무리
요즘은 webp의 시대라고! ㅠ 그건 또 어떻게 올리는건데

Posted by 하리H( )Ri
2023. 5. 24. 23:56

흑흑

굿즈도 간만에 산 느낌에 팬클럽 일러 보면서 울어댔지만 진짜 한 게 없음ㅠ
낙서조차 망가진다고 아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포코볼이 역시 헤소워팀이라 그런지 생일 챙겨줘서 좋았음요
저 그리운 느낌의 일러... ㅠㅠ
사춘기 버스터즈 포즈(헤소워 6주년 일러) 맨몸버젼... 따흑

Posted by 하리H( )Ri
2023. 4. 4. 23:56

캡처나 틈틈이 플레이녹화만 잔뜩 쌓아두고 오늘도 지친 덕후는 게임만 깔짝 돌린 채 쓰러진다아


떠나버린 헤소워나 이런저런 추억을 모으는 재미...정도

플레이타임이 길고 (동일 스테이지 스킵도 없고...) 렙업에 드는 재화가 꽤 들어가서 아직 100스테이지나 캐릭터 100렙은 달성 못함(아마 둘 다 100이 최대치인듯?)
장면 모으기는 운이 터지지 않는 한 100퍼 모으기(렙업은 제쳐두고)를 하려면 현질을 해야 할 모양새다. 새로운 뭐가 없어서 솔직히 현질은...

이력서 꾸미기가 조금 진심이 된 대신 레이아웃이 정해진데다 모션 변경은 당연히 없어서(장면이라) 생각보단 잘 안 꾸며지지만... 그래도 좋아
패키지쪽에서 레이아웃+볼디자인+칭호 구매는 사랑하는 차남만 현재 해둠...
광고가 재화 모으는 데 좋으므로 광고를 열심히 보며 하루 미션+a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있어줘서 좋음
게임도 새 스테이지 깨갈때는 머리 굴리고 운에 기도하며 하는 맛이 있음.
언젠가 제대로 이야기하고싶.. 💤


홈의 대화가 재밌는데 100일쯤 됐음 이미 번역있을듯
그래도 하고 싶었지만... 포맷고민하다 포기
암튼 매일 맞이해주는 장면이 달라서 즐거워요
키라키라✨️




Posted by 하리H( )Ri
2023. 3. 16. 21:05

おそ松さん~魂のたこ焼きパーティーと伝説のお泊り会~
오소마츠상~영혼의 타코야끼 파티와 전설의 파자마 파티~
7월 21일 개봉
다 아는 말인데 뭔가 매끄럽게 번역이 안 되네요ㅠ 숙박 모임? 자고 가는 모임?

https://youtu.be/Sx67Jf_i5a0

이 여름, 6쌍둥이들의 의지와 동정(자존심)을 건 초절노도의 하룻밤이 막을 연다!

감독: 야마구치 히카루
(감독작: 기븐, 극장판 기븐, 에스카크론 / 오소마츠상 1~3기부터 극장판까지 콘티 및 연출 다수 참여)
각본: 마츠바라 슈
(오소마츠상 시리즈 구성)

이번에도 기존 연출 맡던 분 중에 감독을 맡으시네요.
번역은 언제나의 파파고에 수정터치

https://osomatsusan.com/tamaden/

「おそ松さん~魂のたこ焼きパーティーと伝説のお泊り会~」2023年7月21日(金)全国公開

「おそ松さん」6周年記念・完全新作アニメ第2弾、2023年7月21日(金)より全国劇場で期間限定上映!! 原作:赤塚不二夫、監督:山口ひかる、脚本:松原秀、キャラクターデザイン:安彦英二

osomatsusan.com



INTRODUCTION
아카츠카 후지오의 명작 개그 만화
「오소마츠군」을 원작으로 하여,
20살이 넘어도 쓰레기에 백수인
동정의 여섯 쌍둥이를 그려내
사회 현상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오소마츠상'.

2015년부터 3차례에 걸친 TV방송,
극장 개봉을 거쳐
2021년에는 6주년 기념 작품으로
신작 애니메이션 제작 발표.
2022년 7월 1탄
'히피포족과 빛나는 열매'가 공개되어
드디어 2023년 7월에 2탄
'영혼의 타코야키 파티와 전설의 숙박 모임'이
공개된다는 정보가 해금되었습니다.

감독은 TV시리즈나 영화의 오소마츠상에서 연출,
'기븐'에서 감독을 맡은 야마구치 히카루,
각본은 「오소마츠상」전 시리즈를 다룬
마츠바라 슈가 담당합니다.

본작에서 그려지는 것은
언제나처럼 뒹굴거리며,
게으른 일상을 보내는 여섯 쌍둥이들.
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6쌍둥이가 어른의 계단을 오를 때가 --⁉

"이거 있겠네. 삐-------------------------------------

이번 여름, 여섯 쌍둥이들의 고집과 동정(프라이드)을 건
초절노도의 하룻밤이 막을 올린다--!

캐스트는 6쌍둥이와 토토코까지만 현재는 기재.
언제나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캐스트란이 기재.(6/6)
캐릭터 설명도 3기와 동일하네요
여기도 바뀜!(6/6)
키비주얼 본예고 새로 소개하는 김에 게시글 새로 올렸습니당
https://heartrainon.tistory.com/m/249

오소마츠상~영혼의 타코야키 파티와 전설의 파자마 파티~ 키비주얼,본예고 공개

https://youtu.be/V1bjG7t8ysY ■STORY (유튜브 설명란/홈페이지 추가) 「타코야키 파티」 타코파. 그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오락. 마츠노가에 평소 멤버가 전원 집합!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과

heartrainon.tistory.com





스탭 코멘트

●감독 : 야마구치 히카루
오래 기다리셨습니다.'혼전'((영)혼+전설)입니다.이번에 마츠노 가문에서 타코야키 파티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잔치가 될 것이 틀림없으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 누나, 할아버지, 할머니, 이웃 등 초대하신 후에 모두 분발하여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각본 : 마츠바라 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셨을 수도 있어요. 이번에는 집 안에서 거의 안 나옵니다. 게스트 캐릭터는 없어요. 타코파랑 파자마파티만으로 진짜 끝까지 해요. 마츠요 역의 쿠지라 씨가 네 머릿속은 어떻게 되어있냐고 칭찬해 주셨습니다.이게 오소마츠상의 진면목이 아닐까요? 기대해주세요!

■온라인상영회 전날 캐릭터 디자인 담당 아비코 에이지 트윗
https://twitter.com/oapiko3/status/1635828013064663040?t=IKUD2akhkdGU8ve3qyeXmw&s=19

트위터에서 즐기는 安彦英二

“お待たせしました! 新作おそ松さんの情報解禁、いよいよ明日になります! おたのしみに!! #おそ松さん”

twitter.com

기다리게 했습니다!
신작 오소마츠상의 정보해금, 드디어 내일입니다!

기대하세요!!

■온라인상영회 후 감독 야마구치 히카루 트윗
https://twitter.com/shigoto_sei3139/status/1636331814121013248?t=cRJWd3mNazfUJhlw-VOCXg&s=19

트위터에서 즐기는 山口ひかる

“魂伝監督やります 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twitter.com

타마덴(혼전) 감독 맡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극장용 전단지
호에에...
6쌍둥이 성우진에게 초절질문 게재중!
https://osomatsusan.com/tamaden/assets/pdf/osomatsusan_tamaden.pdf
이라는 걸 보니... 아...
pdf로 받아집니다-

간바레 파파고... 글씨가 안 보여ㄷㄷ
그래서 번역번역추가
성덕이 아니고 이벤트류도 한번 보고 지나는 타입이라 번역시 말투 등의 고증은 되지 않습니다. 읽으면 알겠는데 번역은 어려워어

Q1. 좋아하는 타코야끼 재료는?(문어 제외)
Q2. 잠잘 때 차림새로 선호하는 것은?
Q3. <영혼의 ○○과 전설의 ○○> ―○○에 좋아하는 말을 넣는다면?
❤️
1. 문어를 제외하면 떡이나 치즈나, 또 새우와 시소(차조기)가 맛있었던 거 같네요. 굳이 오징어를 넣는다거나. 맛있기도 하지만, 타코파는 즐기는 게 더 큰 식사네요.
2. 여름~가을엔 탱크톱에 반바지, 겨울~봄에는 비교적 얇은 스웨트 상하의입니다. 더위를 잘 타서 가능한 가볍고 얇은 게 좋습니다.
3. <영혼의 7회초와 전설의 9회말> 여름 코시엔에서 대회 최고라고 불린 기적의 명승부를 소개하는 스포츠뉴스의 표제로 떠올려봤습니다.
💙
1. 달걀이 덮여 있는 게 좋습니다
2. 바지에 티셔츠
3. 혼의 루●●●과 전설의 에ㅂ●
(*혼의 루프란(에반게리온 극장판 사도신생 주제가)과 전설의 에바(エヴァ-에반게리온)
💚
1. 문어요. 문어를 빼놓고 타코야키의 좋아하는 재료를 답하라니... 수수께끼 아니면 괴롭히는거죠? 혹시 질문하는 사람이 바보인가?
2. 파자마입니다. 풀오버(머리부터 입는 그런류 옷)가 아닌 앞을 열수 있는 단추달린 것만 입습니다. 아, 물론 하반신은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3. <영혼의 성우진과 전설의 작품> 언젠가 그렇게 불릴 수 있는 작품의 성우진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네요. 이 작품은 그렇게는 안 될 거 같은데 말이죠...
💜
1. 파요. 파가 없는 타코야끼는, 파가 없을 뿐인 타코야끼입니다. 파는 주역은 아니지만,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조연이잖아요. 그러니, 타코야끼에있어선 파가 매우 중요합니다.
2. 네글리제.
3. 혼의 루●●●와 전설의 용사
💛
1.튀김 찌꺼기(찌끼). 맛나!
2.제라피케(*젤라토 피케라는 브랜드)의 파자마. 복슬복슬하지 않은 것.
3.혼의 루●●●와 전설의 오●가배틀
(*전설의 오우거 배틀(オウガ)이라는 슈퍼 패미컴 게임;;;)
🩷
1.문어 이외로 시험해 본 적은 그다지 없지만...... 씨앗 뺀 올리브라던가 맛있을 듯
2.고집하는 게 전혀 없어서, 파자마든 트레이닝복이든 뭐든 괜찮음.
3.영혼의 외침과 전설의 유배형

이 사람들이;;;
원제는 혼의 타코야끼 파티다보니 혼의 루프란 드립을 셋이나 치는;;;

■5/22 추가
엔딩 테마 공개!
https://twitter.com/osomatsu_PR/status/1660572959717588993?t=KuxJ4aLdIjnujWrz3PqOKQ&s=19

트위터에서 즐기는 「おそ松さん」公式アカウント

“˗ˏˋ 🐙EDジャケット解禁🐙 ˎˊ˗  ━━━━━━━━━━━ #おそ松魂伝 ED主題歌 『ノープラン/ DeNeel with 松野家6兄弟』 アニメ描き下ろしジャケットが解禁✨ 仲睦まじく歩く6つ子たち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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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플랜 / DeNeel with 마츠노가 6형제
발매일: 7월 19일

아이노테(추임새?) 감수는 본작 감독 야마구치 히카루 씨가 맡으셨네요.
6주년 극장판의 엔딩곡 제목들이 하나같이 카라마츠 관련이라니 최애는 감격 그 자체... 2기 엔딩 즈음에도 도전정신이 대단하네 싶었는데 극장판 엔딩곡들 장르가 꽤 다양해서 좋습니다.
취향이 꽤 맞는 밴드 장르라 대체 아이노테가 어떻게 섞여들 것인가가 관전포인트(?)일까요.
DeNeel 곡 하나 참고로 넣어봅니다.
https://youtu.be/NvawO7NJYMo



DeNeel 코멘트
이번 ED 주제가를 맡게 된 DeNeel입니다.
1기부터 보다가 너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라서 이야기가 정해졌을 때는 역시 다 같이 소리질렀지만 우리 인디밴드를 고르는 것은 상식 밖의 선택을 했다(*ぶっ飛ぶ)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역시 오소마츠상.
오사카 출신인 우리가 타코야키 회차에서 담당하게 되는 것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혼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느긋하게 따뜻한 오소마츠상다운 악곡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직링크가 없어서 홈페이지 MUSIC 탭 가면 코멘트와 약력을 볼 수 있습니다(번역기 돌리기 가능)

https://twitter.com/DeNeel/status/1660613181432299521?t=LBCiUj4KxzEiFqlzCTTeMQ&s=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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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デニ松🐙✨ 改めて皆さん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夏は!おそ松!🐙✨ #おそ松伝 #おそ松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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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길다보니 이번에 줄임말은 타마덴(혼전/영혼+전설)

++
이런 아이콘 느낌 갬성이 마음에 드네요


+++잡담 위치 수정
오랜만입니다. (일에 치여) 생기를 잃었는데 간만에 정보글이나 써야지(정체성이 점점 사라져감)
작년 여름부터 알음알음 타코파 얘기 나왔었죠? 히피포 블루레이 맨 뒤에도 제목 뜨던 그 타코파 정보가 드디어 나왔습니다ㅠ
타코파는 타코야끼 파티 줄임말인데... 음... 일본의 모임문화같은 걸까요ㅎㅎ 여기저기 많이 등장하는 말입니다.
mahocast 상영회에서 특보영상 풀고 우다다다 트위터와 유튜브로 정보가 나오네요ㅋㅋㅋ... 그래도 상영회 시작 전 키구루미들 예능은 재밌었으니 괜찮음...
아무튼... 이번에도 7월! 7월 21일 개봉이네요.


Posted by 하리H( )Ri
2022. 12. 12. 02:32

차오르는 달이 검푸르게 펼쳐진 밤하늘을 하얗게 비추는 아무도 없는 어느 시골길. 그림자를 뒤집어쓴 채 조그만 불빛이 듬성듬성 삐져나온 저택의 모습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용케 이런 길을 걸어 올 생각을 했군. 차나 오토바이, 하다못해 자전거라도 있었다면… 그저 가볍게 조사를 하러 왔을 뿐인데 별 다른 단서도 못 건지고 빠르게 지는 해에 길까지 잃어버린 채로 터덜터덜. 집에 돌아가기는 글렀고, 길바닥에서 노숙이라도 했다가는 날씨 탓이든 뭐든 목숨을 내놓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저택의 불빛은 구원과도 같았다. 설마 이 마을에 떠도는 늑대인간의 소문이 저 저택과 관련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 갔지만, 이내 주린 배와 추위가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늑대인간은 몰라도 이런 곳에선 무슨 일이든 날 것만 같은 두려움과 어디서 우는 지도 모르게 사방에서 들려오는 풀벌레의 울음소리, 이따금 개가 짖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걸음을 재촉해서 저택에 다가갔다. 저택의 형태가 뚜렷이 드러날 정도로 가까워지자 조금 안심하던 그때, 앞에서 새하얀 천 같은 게 느릿느릿 다가왔다. 피가 묻은 건지 붉은 얼룩 같은 게 묻어 있었다. 새하얀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하얀 천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자, 하얀 천은 빠르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한 걸음 달려 나왔을 뿐인데, 바로 드러난 검은 머리칼에 그대로 오소마츠는 주저앉았다.

“저어… 괜찮은가?”

새하얀 바스로브 차림에 붉은 장미 다발을 든 남자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오소마츠를 쳐다보았다.

“깜짝이야. 유령인 줄 알았네.”

“훗. 내가 유령으로 보였던 건가. 겁이 많은 편이군.”

“그런 거 아니거든! 타이밍 좋게 달빛이 댁의 옷과 그 장미꽃잎만 잘 비춰서 놀랐을 뿐이야.”

달빛때문에 착각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이상한 차림새라고, 하고 쏘아붙이고 싶은 걸 오소마츠는 참았다. 이 남자가 저택의 주인인가? 설마하니 고용인이 이런 차림을 하고 있진 않을 테니까.

“병에 꽂아놓을 장미를 꺾으러 정원에 있다가 사람 그림자가 이쪽 방향으로 다가오는 것 같길래 나와봤을 뿐인데. 나에게 볼 일이 있는가? 아니면 그냥 지나가던 길인가?”

“음… 혹시 저택의 주인인 거야? 어… 그렇다면 오늘 밤 신세 좀… 져도 될까요?”

에헤헤…하며 오소마츠는 머쓱해 하면서도 바로 부탁을 했다. 사람이 좋아 보이니, 거절하진 않을 것 같은데.

“부탁하려고 바로 존대하는 건가. 이렇게 어두워져서야 위험하니, 일단 들어가기로 하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는 그에게 또다시 달빛이 비춰, 사뿐사뿐 걸어가는 그는 어쩌면 정말 유령일지도 모른다. 그의 손에 들린 붉은 장미 다발과 이제 막 가시에 찔린 듯 붉은 방울이 터져 나온 손바닥이 그것을 간신히 부정하고 있었다.



저택은 외관만큼 웅장한 내부를 자랑했다. 그러나 금이 간 벽이나, 저택 분위기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너구리나 복고양이 조형물이 부서졌다 붙인 자국이나, 그 외에 보잘 것 없는 미술품만 몇 점 놓여있다거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홀 등에서 기대했던 저택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널찍한 응접실에 들어서자 남자는 편한 소파로 오소마츠를 안내한 뒤, 비어있는 꽃병에 장미 다발을 꽂았다. 그리고 곧 간단한 먹거리와 따뜻한 차를 내왔다. 다행히도 응접실은 벽난로가 지펴져 있어서 홀만큼 춥지 않았다. 오소마츠는 여러 의문을 품었지만 일단 주린 배부터 채웠다. 더 달라는 눈치 없는 부탁도 흔쾌히 응하는 남자가 짓는 미소는 쓸쓸함과 즐거움이 섞여 있었다. 오소마츠가 포만감에 배를 두드리자 남자는 일인용 소파에 제대로 자리 잡았다.

“아직 서로 자기소개도 안 했군. 난 카라마츠다. 이 저택의 주인이지.”

“난 오소마츠. 이 마을에 재밌는 소문이 돌길래 조사하러 왔다가 이렇게 신세를 지네.”

두 사람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눴다. 늑대인간 같은 흉흉한 소문을 듣고 조사하러 왔다면서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고 온 오소마츠를 카라마츠는 질책하면서도, 자신은 이 저택에 살게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과 별로 교류를 하지 않아 그런 소문은 잘 모르겠다며 넘겼다. 아무튼 오늘은 여기서 묵고 가라며 카라마츠는 2층의 손님방으로 안내를 하고 잠자리를 살펴주었다. 오소마츠는 침대에 누워 저택 어딘가에 있을 카라마츠를 생각했다. 둘만이 덩그러니 있는 넓은 저택에서, 오소마츠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오소마츠가 눈을 뜨고 옆에 있는 커튼을 걷으니 이미 해가 가운데에 떠 있었다. 붉은 장미가 듬성듬성 핀 정원도 카라마츠와 마찬가지로 쓸쓸함이 느껴졌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요새는 장미도 오래 피어 있구나, 하고 정원 너머 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 시골 마을도 쓸쓸한 곳이네. 밤과 별 다를 바가 없이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자, 카라마츠가 응접실에서 나와 반겨주었다. 낮이라 그런가 바스로브 차림이 아니구나. 그게 당연한 거겠지만. 그때 솔솔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절로 오소마츠의 배가 울렸다. 카라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응접실로 들어가는 걸 따라가자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이렇게 신세를 져도 괜찮은 건지 잠깐 생각하고선 또다시 주린 배를 채우는 오소마츠 옆에서 카라마츠도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자 그제야 식당이 따로 있지 않냐고 물었지만 카라마츠는 고개를 저었다. 혼자 넓은 저택을 쓰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쓰는 공간만 쓰게 된다며. 손님이 오는 일도 드물고 거의 혼자 식사를 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다 보니 특히나 식당같이 사람이 많이 와서 채워야 하는 곳은 별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다시, 쓸쓸한 미소를 짓는다. 이 이상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걸까. 오소마츠는 정원을 보고 싶다고 조르며 카라마츠와 밖으로 나왔다. 정원은 꽃이 듬성듬성 피어있는 점 빼고는 나름 잘 가꿔진 곳이었다. 저택 안쪽에 비하면 손길이 많이 닿은… 카라마츠가 훨씬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이었다.

"장미를 좋아해?"

"응. 특히 붉은 장미를 좋아한다. 강렬하게 시선을 붙드는 색인데다, 꽃잎이 마르면 마르는 대로 깊은 색깔을 내거든. 오소마츠는 좋아하는 꽃이라든지, 색이라든지 있는가?"

"나도 빨간색을 좋아해. 눈에 띄는 색이라는 점도 카라마츠랑 같은가. 꽃은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그 외에 좋아하는 거라면... 호기심이 동하는 것? 아니면 사람들이 날 보고 재밌어해 주는 거라든가."

"그런가. 오소마츠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군."

"에... 어떤 점이?"

"탐정 같은 거 아닐까 싶다가 이렇게 준비 없이 달려오는 것도 그렇고, 재밌어해 주길 바란다는 건 아직 잘 모르겠고..."

오소마츠가 살짝 흔들리는 눈빛으로 침을 삼키는 건 눈치채지 못한 채 카라마츠는 사뿐사뿐 앞으로 걸어갔다. 낮의 카라마츠도 밤과 마찬가지로 유령 같았다. 햇빛 아래서도 여전히 그의 얼굴은 새하얗다. 파릇파릇함을 잃어버린 장미 덩굴 사이로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그를 쫓아서 정원을 돌고 나서는, 고맙게도 며칠 더 머물러도 괜찮다는 권유를 받았다. 원한다면 조사를 위해 마을에도 함께 가주겠다는 그의 과한 호의를 받아들이며, 둘째 날은 그냥 저택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오소마츠는 고민하다 탐정 복으로 갈아입고 카라마츠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때 카라마츠가 당황했다 터트린 웃음은 지금까지 카라마츠의 표정 중 가장 행복해 보였다. 나름 '안식탐정'이라는 이명이 있다며 사건 현장을 온화하게 만들어준다고 주로 활동하는 지역의 경부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하자, 카라마츠는 무언가 해결된 듯 시원하게 웃어주었다.

"안식탐정이란 말이지. 어울리는군..."

뭐가 어울린다는 건지. 하긴 내가 좀 편안한 사람이긴 하지. 오소마츠는 의기양양하게 한 번 더 안식탐정의 포즈를 취해주었다.



다음날은 함께 마을의 상점가에 갔다. 사람이 없어 보였던 마을에도 상점가만큼은 나름대로 사람이 있었다. 식자재를 사는 카라마츠의 동선을 따라 오소마츠는 사람들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 들었다. 카라마츠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수군거리는 사람이나 수상쩍게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에 늑대 울음소리가 평소보다 더 자주 들린다는 소문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려왔다.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아버리니 서둘러 장을 봐야 한다는 말과는 다르게 느릿한 걸음의 카라마츠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질 것만 같이 투명해 보였다. 잠시라도 카라마츠를 잊어버리면 곧 사라져버릴 듯한 투명함. 손을 잡으면 잡히지 않을 것만 같이 멀리 있는 느낌이었다. 카라마츠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약국이었다. 따라 들어오려는 오소마츠를 멋쩍은 듯 쳐다본 뒤, 카라마츠는 말없이 약국 안으로 들어갔다. 오소마츠도 따라 들어갔지만, 카라마츠는 그저 늘 먹는 그걸 달라고 말할 뿐이었다. 해가 기우는 인적 없는 시골길을 둘이 걸으며 저택으로 돌아가는 사이에는 어색한 공기만이 흘렀다. 오소마츠는 뭔가 말을 꺼내려다가 별 소득 없었다며 휘파람을 불며 화제를 돌려버렸다. 그날 밤은 와인과 간단한 안주가 차려졌다. 와인잔을 돌리다 음미하듯 붉은 와인을 입 안에 흘려 넣는 카라마츠를 보고선 오소마츠도 와인잔을 돌렸으나 답답함에 홀짝 들이켰다.

"카라마츠는, 왜 혼자 있어?"

배려심이라고는 없는 너무나도 직설적인 말.

"그런 건 묻지 않는 게 배려가 아닐까, 오소마츠."

쏘아붙이듯 답하는 카라마츠.

"궁금하니까. 나도 탐정이라는 나름 비밀스러운 정체를 밝힌 참이고? 그 정도는 물어봐도 되지 않아?"

"멋대로 알려주지 않았나. 궁금했긴 했지만, 소문을 조사하러 왔다는 말을 한 시점에서 대충 그런 거라고 알 수는 있었으니까."

"그럼, 안식탐정이라니 어울린다는 건 뭐야. 어제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지만,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말이었다고."

"말 그대로다. 취조하듯이 몰아붙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만."

"지금 혼자 있으면 안되는 상황 아냐? 어딘가 아프다면 간병해줄 누군가가 필요한 거 아니냐고."

"......"

카라마츠는 말없이 와인잔을 비웠다. 입 옆으로 살짝 흘러내린 붉은 와인 방울을 오소마츠가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지만, 카라마츠는 그 손을 쳐냈다. 살짝 닿은 카라마츠의 볼은 역시나 차가웠다.

"먼저 들어가 보겠다. 탁자 위는 그냥 내버려 둬도 되니 더 마시다 가도 된다."

그렇게 말하며 응접실을 나가버리는 카라마츠를 오소마츠는 쉽사리 붙잡지 못했다. 대충 짐작이 가는 그의 사정을 좀 더 신경 써서 얘기할 걸 그랬나. 그래도 사흘을 함께 있었으니 이 정도면 가까워졌다 싶었는데, 카라마츠는 처음부터 줄곧 벽을 세우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어색해져서야 더 머무르긴 곤란할지도... 내일이 되면 떠나야 할까.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줄곧 유령 같았던 카라마츠가, 아픈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그걸 태도에선 드러내지 않은 채 오소마츠를 환대해주었던 그가, 너무나도 신경 쓰였다. 오소마츠도 응접실을 나서서는 1층부터 닫힌 문을 열었다 닫으며 돌아다녔다. 2층에서 오소마츠가 묵고 있는 손님방과 반대편에 있는 방에서 훌쩍거리는 소리를 찾아낸 오소마츠는 벌컥 문을 열었다. 카라마츠는 깜짝 놀라며 무슨 일인가! 하고 소리쳤지만,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카라마츠의 우는 얼굴을 본 오소마츠는 입을 열지도, 나가지도 않고 문을 닫고서 카라마츠가 누운 침대의 이불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런 오소마츠를 카라마츠는 밀어냈지만, 침대가 넓은 탓인지 너무 세게 밀었다가 침대 밑으로 굴러떨어질까 걱정한 탓인지 오소마츠는 그다지 밀려나지 않았다. 다시금 다가와서는 손가락으로 카라마츠의 차가운 볼에 손을 갖다 댄 뒤, 그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았다. 그런데도 카라마츠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따뜻... 하다."

"줄곧, 이렇게 해주고 싶었어. 처음 본 그때부터 카라마츠는 차가웠거든."

"차갑게 대하지 않았는데... 아까는 미안했다만..."

"그게 아냐. 이렇게 따뜻하게, 이 세상에 붙들어주고 싶었어."

"무슨..."

"사라지지 마. 함께 있어 줄 테니까. 있을 수 있는 그날까지 있어 줄 테니 벌써 유령같이 살지 마,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 쪽으로 더 다가와 카라마츠를 안아주었다. 그제야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에게 다가와 안쪽으로 폭 들어갔다. 카라마츠의 눈물이 오소마츠의 몸을 적셨다. 이내 두사람은 입을 맞추고, 서로를 따뜻하게 데워갔다. 그 후 이틀은 두 사람 모두 저택에서 나가지 않았다. 정원을 산책하고,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밤을 함께 보냈다. 새하얀 카라마츠의 얼굴의 붉게 물든 뺨을 바라보며, 조금씩 생기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카라마츠는 마음을 열었는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릴 적 이 저택에서 사람들이 많이 와서 파티를 여는 모습은 잊히지 않는다며, 이제는 이룰 수 없는 제 나름의 소박한 소원을 털어놓으며, 오소마츠가 다른 사람을 재밌게 해주고 싶다면 카라마츠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카라마츠의 건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어딘가의 파티에 놀러 가서 함께 즐겨보자는 약속을 나누었다. 오소마츠가 여기 눌러앉기 위해 내일은 짐을 챙기러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고 말을 꺼낸 밤의 달은 어느새 보름달이 다 되었다.



왜 하필이면 그날이었을까. 왜 하필이면 그날 밤이었을까. 늑대인간의 소문을 조사하면서 간과해왔던 보름달과의 연관성. 보름달이 뜬 밤, 저택에 혼자 있는 카라마츠를 늑대인간이 습격해서 죽여버릴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집을 챙기며 잊고 있다 바라본 보름달에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어 새벽에 어떻게든 저택에 도착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저택에 모인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삼키고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소원을 이루어주기로 했다. 적어도 네가 행복한 마음으로 이승을 떠날 수 있도록. 나는 기꺼이 해골이 되어 버린 너와 마지막 춤을 추고, 사람들을 모아서 저택에서 즐거운 파티를 열고, 그 파티를 달아오르게 하는 멋진 공연의 주인공은 네가 되어줄 거고, 네가 마음을 쏟던 정원에 아직도 지지 않은 장미꽃 아래에 널 잠들게 할 거고, 그런 네 앞에선 끝까지 웃어줄 거라고. 널 잃은 슬픔보다도, 네 목숨을 병마보다도 빠르게 앗아가 버린 범인에 대한 분노보다도, 널 재밌게, 행복하게 해주는 게 널 위한 것 아닐까. 그게 '안식탐정'인 나 오소마츠의 역할이니까. 저택을 나서기 전까지 참아왔던 슬픔을 저택을 등지고 쏟아내더라도, 네 앞에서는 웃어줄게. 저택을 뒤로하는 발걸음은 느려지고 눈물범벅이 된 채 저택을 돌아보면, 붉은 장미꽃잎이 흩날리며 아마도 진짜 유령일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바라보고 있다. 손을 뻗어도 이제는 진짜 잡히지 않을 너와 작별하는 데에는, 너와 지냈던 시간의 수십, 수백 배는 걸릴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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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10화 인랑편 보면 슬프거든요. 나고관주적으로? 다른 시점으로? 웃으며 무덤 만들어주고 해골하고 춤추고 공연하고 살해현장인 저택이 파티장이고... 이건 오카뇌를 너무 돌려서인진 모르지만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는 의식과도 같은 그런 인상을 받았던... 거기서 이어져온 아이디어인데 이것도 1년 이상은 묵혀둔 거 같음...
12월 12일 오카의 날❤️💙 기념으로 올해도 너무 많은 걸 놓쳤지만 일단 이건 안 놓쳐야지 하는 마음으로 써봤습니다. 뭔가 그래서 결말이 (늘 그렇지만) 급전개


표지? 낙서는 어제 새벽을 불태우고 글은 밤과 새벽을 불태우고 퀄은 이모냥인데 시간은 많이 걸리고😭

Posted by 하리H( )Ri
2022. 12. 11. 00:29

정말 여기저기 올려놓는 버릇이 있어요
아무튼 카라마츠는 사랑💙
오늘내일중 뭐든 완성하기 전 낙서 하나 간만에 완성하기

아이돌 인별 셀카풍 카라마츠 | H( )Ri #pixiv https://www.pixiv.net/artworks/103504942

Posted by 하리H( )Ri
2022. 10. 26. 23:47


차남은 잔망잔망해서 귀엽습니다💙



한편 진짜 심정


새로 짤찌기 괴로워서 타장르짤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