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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1 [카라오소] 손가락
2016. 2. 21. 21:56
☞2/21자 오소른 전력 60분 참가
☞주제 '손가락'
https://twitter.com/OsoRight_60/status/701361024113336320?s=09

(오소마츠 시점)

익숙한 기타 선율이 들려온다. 에...그러니까 이 곡은...뭐였지. 그보다 기타 치고 있는건 역시 카라마츠려나.
"어이! 카라마츠!"
카라마츠는 기타를 치던 손을 멈추고 날 아무 표정없이 바라본다.
"왜 그런가, 오소마츠."
"방금 치던 곡, 뭐야?"
"아, 그건 금지된 장난이라는 곡이다. 기타를 친다면 한번쯤은 치게 되는 곡이지."
헤—그런가.
기타는 몰라도 그 곡만은 알고 있다고. 제목이 금지된 장난이란건 처음 알았지만.
"마저 연주해 봐, 카라마츠."
카라마츠가 다시금 연주를 시작한다. 언제 들어도 구슬픈 선율이 카라마츠의 손가락을 타고 전해진다. 이 녀석, 은근히 기타를 잘 쳐서 기타를 연주할 때만큼은 장난을 치기 어려워진다. 오히려 열렬한 팬마냥 집중해서 듣고 있다고.
연주를 마친 카라마츠의 손가락에 눈길이 향한다. 사내자식 손가락이 예뻐봐야 뭐하겠냐만 이 녀석 손가락은 조금 엉망으로 굳은살이 배었다. 카라마츠도 내 눈길을 의식했는지 손가락을 쫙 펼쳐보인다.
"기타를 잘 치려면 손을 제물로 바쳐야 하지, 브라더."
"무슨 소린지..."
"기타 연습을 하다보면 손가락에 상처가 났다 아물었다 하거든. 수없이 새살이 돋고 트는 일이 반복되어서 이런 영광의 굳은살을 얻는 것이다."
네이네이. 그게 영광이라고 말하는 오늘도 안쓰러운 카라마츠 씨.
"좀 눌러봐도 돼?"
"뭐, 상관없다만."
카라마츠의 굳은살을 눌러본다. 으아, 딱딱해. 내 손가락은 아직 제법 말랑거리는데. 자세히 본 녀석의 손가락은 휘어있는데다 굳은살이 이곳저곳에 배여서 흉하다고까지 생각하게 한다. 그에 비하면 내 손가락은 고생하나 한 적없어 뵌다. 자세히 보면 흉터라든가 있지만, 고생의 흔적이 거의 없어서 그야말로 '백수'라는 말에 어울리는 손이다.
"형님도 뮤즈를 영접해보겠나?"
뭐래는거냐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음악은 싫어했던가."
"그다지—듣는 건 좋지만 나 음악쪽엔 별 소질 없으니까."
"기타는 어떤가."
"역시 듣는 쪽이 좋으려나."
카라마츠는 내게 기타를 가르쳐주고 싶은 모양이다. 재밌을 거같긴 한데, 네 손을 보면 역시 자신이 없어지는걸.
"잠깐 손 좀 내밀어봐."
내 손가락을 쭉 편채 손을 내밀었다. 카라마츠는 내 손을 쓰다듬듯, 주무르듯 만지더니 자기 손바닥과 내 손바닥을 마주댄다.
"손가락 길이는 충분히 기네. 뭐, 이런 데까지 똑같은 게 쌍둥이인가."
카라마츠가 싱긋 웃어보인다. 손바닥을 마주한 채 나도 싱긋 웃으며 카라마츠의 미소에 답해준다.
"형은 역시 안 배울래."
카라마츠의 연주를 듣는 거만으로, 네가 말하는 뮤즈를 영접할 수 있을 거 같으니까.
"대신 한 곡만 더 쳐줘."
마주댄 손을 기타 쪽으로 갖다댄다. 살짝 만지작거린 카라마츠의 손가락은 울퉁불퉁해서 묘한 기분이 든다.
"No problem~듣고 싶은 곡이 있는가, 오소마츠?"
"너가 치고 싶은 걸로 쳐."
카라마츠가 망설임 없이 기타를 치기 시작한다. 자작곡이려나, 마음가는 대로 치는 듯한 느낌이다. 그 느낌이 좋아서 무심코 카라마츠의 무릎을 베고 누워버렸다.

선율은 이리저리 나의 정신을 데리고 가고픈 곳으로 데려가고, 난 거기에 홀린듯 따라간다. 따뜻한 느낌 속에 파묻힌 채 흐릿해지는 선율을 듣는다.

익숙지 않은 감촉에 눈을 살짝 떴다. 카라마츠의 얼굴이 가장 눈에 들어오고, 그 입술에는...아, 내 손가락이 물려 있나. 카라마츠는 내 왼손 검지를 제 입에 가져가 살짝 빨고 있었다. 마치 갓난아이가 젖을 빨듯, 내 손가락을 빠는 카라마츠는 행복해보였다.
"카라마츠."
"어으어어에에에에."
괴상한 소리를 내며 카라마츠가 내 손가락을 입에서 뺀다. 그러고보니 나, 어느새 카라마츠의 오른무릎이 아니라 다리를 다 차지하고선 왼무릎에 누워있네. 카라마츠는 손가락의 침을 닦아주려고 자기 탱크톱에 내 손가락을 문지르고 있다.
"미안...손가락이 부드러워서 만지작거리다 나도 모르게..."
저런 부끄러움 타는 모습이 귀엽다. 녀석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으려 하니까 이건 녀석의 단 한명뿐인 형으로서의 특권이겠지.
"아니, 난 괜찮다고?"
"응?"
"사랑하는 형제가 내 손가락을 빠는 거, 괜찮다고."
그 감촉이 싫었다면 깨자마자 저항했을거라고.
"자~이 형님의 손가락, 특별히 양보한다고?"
왼손 검지를 카라마츠의 입술 근처로 내민다. 카라마츠는 검지를 잡더니 내 입술에 갖다댄다.
"사실, 손가락보다 더 원하는 게 있는데."
카라마츠가 고개를 숙여 검지를 댄 곳에 자기 입술을 갖다댄다. 카라마츠의 손가락이 울퉁불퉁하고 굳은살이 박혀있다면 카라마츠의 입술은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다. 입술이 닿았다는 것보다 먼저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건 왤까.
"어어어? 뭐하는거야 카라마츠!"
뒤늦게 카라마츠를 밀쳐낸다. 카라마츠가 벙 찐 얼굴로 날 쳐다본다. 서로의 입술을 각자 혀로 훔치며 시선을 회피한다.

그래도 그 감촉, 좋았어 카라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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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오소송 글연성을 해봤습니다만, 역시 글재주가 없는지 망했어요.
장남마츠 다이스키♥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