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오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3.13 [카라오소] 거짓말의 이면
  2. 2016.02.21 [카라오소] 손가락
2016. 3. 13. 02:53
☞3/12일자 오소른 전력 60분 참가
☞주제 '외톨이'
>전력60분에 맞추지 않은 마이룰60분...

*학생 시절 이야기 포함
*시점 표현이 좀 산만해짐
*변변찮음 주의



왠일로 오소마츠가 새벽에야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자고 있던 형제들을 깨우고선 한다는 소리가,
"마츠노 오소마츠, 오늘부로 동정 졸업입니다!"
동생들의 눈빛은 의구심만 가득했지만, 오소마츠는 당당하고 여유있는 표정을 잃지 않고선 동생들을 둘러봤다.
"이건, 거짓말이야...오소마츠 형이?"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훑어보며 말했다. 스마트폰을 든 손이 떨리는 걸 봐선 굉장히 당황한 모양이다.
"동정 뗀다면서 억지로 한건 아니지? 경찰서 갈 일은 아닌거지?"
쵸로마츠도 당황해선 의심하는 듯 말한다.
-하긴, 나라면 강간범으로 잡혀가도 할말 없을거라고 쵸로마츠가 말했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오소마츠는 딴죽거는 콤비를 싱글싱글 쳐다본다.
"처음은 어땠어, 오소마츠 형?"
쥬시마츠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어본다. 표정에서 느껴지는 무구함이 좀 걸리지만 오소마츠는 자신이 떠올릴 수 있는 찬사를 짜내어 쥬시마츠에게 얘기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응, 응, 하는 모습을 보면 어린 아이같기만 한데 하는 얘기는 그렇고 그런 거라니.
이치마츠와 카라마츠는 잠자코 오소마츠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저 말은 진실인가. 특히 카라마츠의 눈빛은 무언가 하고픈 말이라도 있는 듯 간절하게도 보였다.
"잘 됐네. 형님. 우리중에 먼저 동정을 벗어난 게 형님이라 다행이다."
카라마츠가 이윽고 입을 연다. 그 말에 오소마츠는 살짝 표정이 굳어졌지만 다시금 입꼬리를 올린다.
"뭐래도 이 장남이 먼저 성공했으니 나머지도 금방 탈출할 거라고~"
장난기 섞인 오소마츠의 목소리가 마츠노 형제의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모두가 잠자리에 다시 들고 나서, 한낮이 되어서야 오소마츠는 잠에서 깼다. 다들 어디엔가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쳇, 나 제법 큰 화젯거리 가지고 온거 아니였냐고.
살짝 불만을 품으며 기지개를 펴는 찰나, 방으로 들어오는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쳤다.
"좋은...낮이다...브라더..."
"좋은 낮, 카라마츠."
-카라마츠와 단둘이 있는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아.
오소마츠는 나갈 핑계를 찾아 머리를 굴렸다.
"형님, 낚시터에 함께 가주지 않겠는가."
카라마츠가 선수를 친다. 거절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배 쪽을 보고만 있다.
"부탁이니까."
고개를 들어 카라마츠를 본다. 아, 역시 진지한 얼굴. 계속 피해다닐 게 아니라면 차라리 당장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 나아보였다.
"알았어, 대신 비용은..."
"아, 내가 낼게."
낚시터로 가는 내내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속으로 무어라 생각하는 듯 했고, 오소마츠는 굳이 그걸 방해해선 안 될 거 같아서 그냥 걸었다.

봄이라곤 해도 날은 춥고, 벚꽃은 필 기미도 안 보이고. 조금 스산한 경치에 아무 말 하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이 섞여들어간다. 분명, 이 비슷한 시기였나. 카라마츠의 마지막 연극 무대는.
카라마츠는 연극을 좋아했다. 정확히는 연기하는 걸 좋아했다. 그런 주제에 유리멘탈이라 욕 먹는 걸 두려워해서 여러 번 형제들에게 울며불며 매달렸다.
"무대에 서면 몇 십 개, 몇 백 개의 눈이 나를 향해 쏠리는데 어떡하지? 나 별거 아닌 지나가는 엑스트라인데도..."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려운건가, 그러면서도 홍보하는 데서는 잘만 떠들어대서 또 그건 아닌가. 그냥 긴장했을 뿐이네, 이 녀석. 그런 판단으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특훈을 시켜주었다.
오소마츠가 연극부 소품실에서 하얀 가면을 두 개 꺼내들었다. 하나는 카라마츠 손에 들려주고 무대 옆 준비실로 이동했다.
"자, 카라마츠. 이 가면을 쓰는 순간 나도 너도 다른 사람이 되는 거야. 가면의 세계 속에서 완전히 혼자가 되는 거지. 지금까지 널 알던 사람도 가면을 쓰면 못 알아보는거야."
최면을 걸듯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카라마츠는 가면과 오소마츠를 번갈아보며 여전히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다른 사람이 되는 거야?"
"당연하지. 이 형을 믿어봐."
"...형은 거짓말을 많이 하잖아. 툭하면 속여서 쌈질하는데 끌고가거나 간식비 뜯거나 하니까..."
"헤헤...내가 그랬나?"
"참, 형이 연극부였다면 연기를 잘 했을지도 모르겠네...부럽다 그 뻔뻔함..."
"칭찬이나 욕 중에 한 가지만 해줄래? 욕이라면 형 상처받겠지만~"
"휴...그래...오늘은 믿어볼게..."
카라마츠가 한숨을 쉬고선 가면을 얼굴에 덮었다. 오소마츠도 가면을 덮고선, 다시금 나지막이 이야기했다.
"이제 우린 마츠노 오소마츠가, 마츠노 카라마츠가 아니야. 우린 누구라도 될 수 있고, 이 가면 속에 있는 나는 그 누구도 모르고,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드는거야."
카라마츠는 그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자는 건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고, 눈을 감고 마치 정말 어디론가 빠져들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카라마츠가 눈을 떴다.
"오소마츠, 여기선 우리 형제가 아닌거지?"
뜬금없는 카라마츠의 물음이었다. 오소마츠는 그냥 내가 말한 거에 맞춰주고 있는 건가 싶어서 가볍게 대답했다.
"응. 여기선. 가면 뒤에 세계에선 형제가 아니지."
"그렇다면,"
카라마츠가 숨을 골랐다.
"여기서라면 오소마츠를 사랑해도 되는거야?"
"응?"
"가면 뒤에 또다른 세계라고 한다면 혼자 있는 세계라고 했지? 하지만 나, 오소마츠와 둘만의 세계였음 좋겠어."
뭐라는 거야. 오소마츠는 혀를 찼다.
"이번 연극 내용이야, 그거?"
"아니야."
오소마츠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카라마츠가 숨죽이고 깊이 빠져들었던 이유는 이거였나. 아니, 설마, 진짜?
"난 늘 오소마츠를 동경해왔어."
카라마츠의 독백이 시작됐다.
"형의 당당한 모습, 천연덕스러우면서도 미움사지 않는 모습, 강한 모습, 그 어디에도 동경을 품었어. 내게 뒤를 맡겨주고, 내 곤란함에 먼저 손을 뻗어주는게 고맙고 또 고마워서...그런데 나는 그 만큼은 아닌 거 같아서..."
평범한 얘기다. 평범하지만, 이 뒤는 듣고 싶지 않았다.
"형이 봐줄 연극이라면 좀더 당당하고 멋있고 싶었어. 그런데 그게 아니니까...내가 작아보였어. 형에게 날, 좀더 멋있는 녀석이라 각인시키고 싶었어! 그런데, 나 지금 이렇거 가면이나 뒤집어 써야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 한심해... 형이 좋은데, 그런 얘기조차 가면 뒤에서나 한다고..."
앞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카라마츠는 가면을 쓰고 뻔뻔해지랬더니 가면을 쓰고 되려 솔직해져버렸다.
-아마 여기서 녀석을 봐버리면 안되겠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카라마츠 쪽을 보지 않았다. 그걸로, 카라마츠가 방금 한 얘기는 듣지 않은걸로 한거야. 혼잣말이었다는 걸로 쳐 뒀음 한다고.
울음을 그친 카라마츠는 가면에 묻은 눈물도 제 얼굴의 눈물도 소매로 쓱 훔치더니, 오소마츠에게 가면을 주고선 무대로 뛰쳐나갔다. 카라마츠의 연기는 아까보다 훨씬, 아니 엑스트라인데도 주역이라고 믿을 정도로 나아졌다. 카라마츠는 가면 뒤에서 자기만의 세계로 빠진듯 연기하기 시작했다. 주역도 몇 번 따내고, 졸업 전에 섰던 마지막 연극무대는 독백극을 해서 혼자 무대를 장악했다. 그때 카라마츠의 대사는 정말 많아서 외울 수는 없지만, 딱 하나는 기억이 난다.
"거짓말은 달콤해서, 인간이란 거짓의 세계에 의존하며 위안을 얻고는 하지. 그런데 그 이면에, 거짓말을 자아내는 이는 슬픔을 감추고 있다는 걸 알아줬음 해. 거짓말을 자아내는 이는 언제나 외톨이라고? 거짓말은 들키기가 무서워서, 그로 인해 자기를 감싼 세상이 변하는 게 무서워서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는거야."

카라마츠는 그 뒤로도 자기만의 세계를 살고 있다. 오소마츠가 건넨 가면 하나가 그를 외톨이로 만들었다는데 오소마츠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그 날의 일을 없는 취급 하며 살았다.
-오늘은 거기에 대한 벌을 받는 거야.
카라마츠가 고르고 있는 말의 조각들을 오소마츠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낚시터에 도착해서는 카라마츠에게 머리를 쥐어박히겠지. 그리고 아마도 왜 그런 거짓말을 했냐고 물을거야. 카라마츠는 눈치채고 있을테니까.
"형님."
낚시용 의자에 앉자마자 카라마츠가 말을 건다.
"형이 원치 않는다면, 난 그대로 묻어두고 갈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런 거짓말 하지마."
그렇지. 오소마츠가 동정을 뗐다는 건 거짓말. 이유까지도 카라마츠가 눈치챈 데엔 솔직히 감탄한다. 눈치없는 녀석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있었네.
-지금에 와서도 난 널 받아줄 수 없어.
확실한 거절은 말하기 어렵다. 카라마츠의 기분은 차갑게 거절당한 경력이 많은 이 장남이 잘 알고 있으니까. 미적지근하지 않은 태도, 하지만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걸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되니까. 배려한다고 거짓말해서 뭐해. 형은, 오소마츠는 그걸 끌어안고 있다 외톨이가 되버리는 거잖아."
무슨 소리야.
"그건 싫어."
어째서야.
"둘 다 외톨이가 되는 건 싫어."
그건 아니잖아.
"오소마츠가 확실히 얘기해줘. 나도 그럼 다른 곳으로 마음을 찾아가려 노력할테니까."
어째서, 널 거절하는 내 마음까지 배려하는거야.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노려본다.
"그거잖아, 오소마츠. 외톨이 둘이서 등을 기대서 체온을 나누어서 사는 거, 우린 그게 안 되는 거지? 답을 해줘. 형도 그만 가면을 벗고, 솔직한 심정을 들려줘."
카라마츠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듯 오소마츠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답을 뱉어내면, 둘은 정말 외톨이가 아니게 될 수 있을까?
몇 년 전 준비실의 그 때처럼, 또다시 정적이 둘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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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거짓말을 소재로 생각하던 걸 외톨이를 가미시켜 쓴거라 거짓말이 주인지 외톨이가 주인지... 어쨌건 하고 싶은 말은 썼습니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일인칭 시점을 일인칭으로 안 써보려다 망했네요...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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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H( )Ri
2016. 2. 21. 21:56
☞2/21자 오소른 전력 60분 참가
☞주제 '손가락'
https://twitter.com/OsoRight_60/status/701361024113336320?s=09

(오소마츠 시점)

익숙한 기타 선율이 들려온다. 에...그러니까 이 곡은...뭐였지. 그보다 기타 치고 있는건 역시 카라마츠려나.
"어이! 카라마츠!"
카라마츠는 기타를 치던 손을 멈추고 날 아무 표정없이 바라본다.
"왜 그런가, 오소마츠."
"방금 치던 곡, 뭐야?"
"아, 그건 금지된 장난이라는 곡이다. 기타를 친다면 한번쯤은 치게 되는 곡이지."
헤—그런가.
기타는 몰라도 그 곡만은 알고 있다고. 제목이 금지된 장난이란건 처음 알았지만.
"마저 연주해 봐, 카라마츠."
카라마츠가 다시금 연주를 시작한다. 언제 들어도 구슬픈 선율이 카라마츠의 손가락을 타고 전해진다. 이 녀석, 은근히 기타를 잘 쳐서 기타를 연주할 때만큼은 장난을 치기 어려워진다. 오히려 열렬한 팬마냥 집중해서 듣고 있다고.
연주를 마친 카라마츠의 손가락에 눈길이 향한다. 사내자식 손가락이 예뻐봐야 뭐하겠냐만 이 녀석 손가락은 조금 엉망으로 굳은살이 배었다. 카라마츠도 내 눈길을 의식했는지 손가락을 쫙 펼쳐보인다.
"기타를 잘 치려면 손을 제물로 바쳐야 하지, 브라더."
"무슨 소린지..."
"기타 연습을 하다보면 손가락에 상처가 났다 아물었다 하거든. 수없이 새살이 돋고 트는 일이 반복되어서 이런 영광의 굳은살을 얻는 것이다."
네이네이. 그게 영광이라고 말하는 오늘도 안쓰러운 카라마츠 씨.
"좀 눌러봐도 돼?"
"뭐, 상관없다만."
카라마츠의 굳은살을 눌러본다. 으아, 딱딱해. 내 손가락은 아직 제법 말랑거리는데. 자세히 본 녀석의 손가락은 휘어있는데다 굳은살이 이곳저곳에 배여서 흉하다고까지 생각하게 한다. 그에 비하면 내 손가락은 고생하나 한 적없어 뵌다. 자세히 보면 흉터라든가 있지만, 고생의 흔적이 거의 없어서 그야말로 '백수'라는 말에 어울리는 손이다.
"형님도 뮤즈를 영접해보겠나?"
뭐래는거냐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음악은 싫어했던가."
"그다지—듣는 건 좋지만 나 음악쪽엔 별 소질 없으니까."
"기타는 어떤가."
"역시 듣는 쪽이 좋으려나."
카라마츠는 내게 기타를 가르쳐주고 싶은 모양이다. 재밌을 거같긴 한데, 네 손을 보면 역시 자신이 없어지는걸.
"잠깐 손 좀 내밀어봐."
내 손가락을 쭉 편채 손을 내밀었다. 카라마츠는 내 손을 쓰다듬듯, 주무르듯 만지더니 자기 손바닥과 내 손바닥을 마주댄다.
"손가락 길이는 충분히 기네. 뭐, 이런 데까지 똑같은 게 쌍둥이인가."
카라마츠가 싱긋 웃어보인다. 손바닥을 마주한 채 나도 싱긋 웃으며 카라마츠의 미소에 답해준다.
"형은 역시 안 배울래."
카라마츠의 연주를 듣는 거만으로, 네가 말하는 뮤즈를 영접할 수 있을 거 같으니까.
"대신 한 곡만 더 쳐줘."
마주댄 손을 기타 쪽으로 갖다댄다. 살짝 만지작거린 카라마츠의 손가락은 울퉁불퉁해서 묘한 기분이 든다.
"No problem~듣고 싶은 곡이 있는가, 오소마츠?"
"너가 치고 싶은 걸로 쳐."
카라마츠가 망설임 없이 기타를 치기 시작한다. 자작곡이려나, 마음가는 대로 치는 듯한 느낌이다. 그 느낌이 좋아서 무심코 카라마츠의 무릎을 베고 누워버렸다.

선율은 이리저리 나의 정신을 데리고 가고픈 곳으로 데려가고, 난 거기에 홀린듯 따라간다. 따뜻한 느낌 속에 파묻힌 채 흐릿해지는 선율을 듣는다.

익숙지 않은 감촉에 눈을 살짝 떴다. 카라마츠의 얼굴이 가장 눈에 들어오고, 그 입술에는...아, 내 손가락이 물려 있나. 카라마츠는 내 왼손 검지를 제 입에 가져가 살짝 빨고 있었다. 마치 갓난아이가 젖을 빨듯, 내 손가락을 빠는 카라마츠는 행복해보였다.
"카라마츠."
"어으어어에에에에."
괴상한 소리를 내며 카라마츠가 내 손가락을 입에서 뺀다. 그러고보니 나, 어느새 카라마츠의 오른무릎이 아니라 다리를 다 차지하고선 왼무릎에 누워있네. 카라마츠는 손가락의 침을 닦아주려고 자기 탱크톱에 내 손가락을 문지르고 있다.
"미안...손가락이 부드러워서 만지작거리다 나도 모르게..."
저런 부끄러움 타는 모습이 귀엽다. 녀석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으려 하니까 이건 녀석의 단 한명뿐인 형으로서의 특권이겠지.
"아니, 난 괜찮다고?"
"응?"
"사랑하는 형제가 내 손가락을 빠는 거, 괜찮다고."
그 감촉이 싫었다면 깨자마자 저항했을거라고.
"자~이 형님의 손가락, 특별히 양보한다고?"
왼손 검지를 카라마츠의 입술 근처로 내민다. 카라마츠는 검지를 잡더니 내 입술에 갖다댄다.
"사실, 손가락보다 더 원하는 게 있는데."
카라마츠가 고개를 숙여 검지를 댄 곳에 자기 입술을 갖다댄다. 카라마츠의 손가락이 울퉁불퉁하고 굳은살이 박혀있다면 카라마츠의 입술은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다. 입술이 닿았다는 것보다 먼저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건 왤까.
"어어어? 뭐하는거야 카라마츠!"
뒤늦게 카라마츠를 밀쳐낸다. 카라마츠가 벙 찐 얼굴로 날 쳐다본다. 서로의 입술을 각자 혀로 훔치며 시선을 회피한다.

그래도 그 감촉, 좋았어 카라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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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오소송 글연성을 해봤습니다만, 역시 글재주가 없는지 망했어요.
장남마츠 다이스키♥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