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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9 [쵸로오소] 넌 나를 꿈꾸게 해
2016. 5. 29. 22:14

[오소마츠상 / 쵸로오소] 넌 나를 꿈꾸게 해

*BL.

*국내방영이 싯구금이지만 그런거 없...지 않습니다. 매우 거시기하지 않을 뿐...

*오랜만에 씀, 막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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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로마츠 시점)


오소마츠 형은 알고 있을까.


오늘도 내 오른쪽에서 오소마츠 형이 태평스레 자고 있다.

그런 형을 의식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리게 된다.

후-하아-후우-하아아-

심호흡을 하며 심장박동을 가라앉히고선 형제들의 소란스런 잠버릇들 속에서 어떻게든 잠을 청하려 애썼다.

살짝 손을 뻗으면 오소마츠 형에게 닿을 수 있다.

형의 몸을 만질 수 있다.

그러나 오소마츠 형의 몸 근처까지 간 내 오른손은 다시 내 몸 위로 돌아왔다.

형의 몸에 닿지 못한 채로, 오늘도 내 손은 나 스스로를 위로해줄 뿐이다.

보름달 뜬 밤, 기분이 좋아지는 듯 몽롱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어이, 일어나."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러나 내 주변에는 아무래도 익숙지 않은 까만 어둠 뿐이었다.

"뒤야, 뒤라고."

뒤를 돌아보자 볼을 찌르는 감촉이 느껴졌다.

"헤헹. 쉬운 녀석이네, 너."

거기에는 우리 형제들과 같은 얼굴을 한 녀석이 있었다.

자세히 보면...오소마츠 형과 닮은 듯한...거기에 뿔이라거나 날개라거나 달려있었지만.

"오소마츠 형...이야?"

"음...이름은 없는데. 심심함에 미칠 거같은 위대한 몸, 이라고 해둘까."

저런 녀석이 있다는 건,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의미겠지.

"네가 꿈꾸고 있는 건 맞지만, 그 꿈에 내가 간섭해 들어온거라고?"

마음도 읽어버리는 거냐, 이 녀석.

"그래, 그 위대하신 몸께서 굳이 나같은 니트의 꿈에 찾아오신 이유나 들어보자."

"뭐야, 그 존대하는 듯 낮춰보는 미묘한 말투는."

"됐고."

"말했잖아? 심심해서 미칠 거 같다고."
명백히 뭔가 꾸미고 있는 듯한 표정이 기분 나쁘다.

오소마츠 형도 가끔 저런 표정을 짓지만, 같은 얼굴이래도 정감이 가질 않는 녀석이다.

"고작 한 뼘도 안 되는 걸 못 뻗어서 말이야. 심심해서 계속 보고 있었더니 답답해서 미칠 노릇이었다고?"

이...이 녀석...다 보고 있었던 거야?

"지금 시비 걸러 온 거냐?"

주먹을 휘둘렀지만 녀석은 여유있게 피해버린다.

내 손은 닿지 않을 거리에서 유유히 날개짓하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다.

"뭣하면 내가 도와줄까?"

"뭐?"

"너의 그 마음, 현실이 되게 해 줄 테니까."

내 마음을 현실로 이루어준다.

이 녀석이 하는 말들이 하나하나 나를 찔러온다.

"믿어보라고? 난 거짓말은 하지 않거든."

그러고선 왼쪽 주먹을 꽉 쥔다.

녀석의 손에서는 녀석의 웃음만큼이나 기분나쁜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이윽고 녀석은 손을 펴서 내게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사탕?"

"한번 먹어봐. 달콤해서 맛있어."

뭐, 꿈이니까 괜찮겠지.

녀석이 준 사탕을 입에 넣자 마치 흑설탕같은 씁쓸한 단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자아! 이제 네가 원하는 것을 그 약에 빌어보는거야!"

녀석이 마술사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눈을 현혹시킨다.

내가 바라는 건 뭐지...

형에게 닿는 것?

그것 뿐인가?

다시금 몽롱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녀석의 말이 들려왔다.

"그러고 보니, 인간들은 나를 악마라고 부르더군. 그게 내 이름일지도."


오소마츠 형은 알고 있을까.

밤중에 내가 오소마츠 형과 닮은 악마를 만나는 꿈을 꿨다는 것을.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어째선지 입안에 씁쓸하고도 단 약의 맛이 남아있는 기분이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

오소마츠 형은 아예 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쥬시마츠는 180도 돌아 누웠는지 발만 보였다.

뭐하자는 건가, 나는.

다시금 눈을 감고서 잠들기 위해 양이라도 세어본다.

양이 한 마리, 양이 두마리...

그러나 양을 세는 와중에 불쑥불쑥 떠오르는 꿈 속의 일들 때문에 결국 그대로 잠들지 못했다.


"쵸로마츠? 쵸로마츠!?"

오소마츠 형의 부름에 고개를 슬쩍 돌아봤다.

아, 또다.

볼을 찌르는 느낌.

"따하하하하핫! 이거에 걸리다니~ 쉬운 녀석이네, 쵸로마츠."

"아침부터 철없는 장난하지 말라고, 오소마츠 형."

어라. 데자뷰인가.

"오늘은 텐션이 낮네~ 라이징은 관둔거야?"

"언젯적 라이징이야. 그만 놀리라고."

"이렇게 재밌는 걸 관두겠냐 너같으면ㅋㅋㅋㅋㅋ"

결국 팔꿈치로 형 배를 세게 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보다 쵸로마츠, 어제 밤에 잘 못 잤어?"

"왜."

"너답지 않게 꼼지락대거나 하던걸?"

왜 그런 걸 눈치채는 거야.

"못 자긴 했지. 굴러다니던 주제에 잘도 아네."

"그야, 형은 너네들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고 있으니까?"

이유가 되지 않아.

모르고 있는 주제에.

내가 너한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도.

형은 장남이라는 이유로, 뭐든 알고 있는 척을 해댄다.

그래서 자신이 몰랐던 동생들의 일면을 마주했을 때는, 치비타에게 징징거리고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는 바보같은 형.

그래도 여차할 때는 의지가 되기도, 마음이 맞기도 하는 형이다.

뭐라고 해도 여섯 쌍둥이 중에서도 나와 오소마츠 형은 죽이 잘 맞는 파트너인걸.

그런 형을 두고, 나는 꿈꿔버리고 만다.

"내 것이 되어줘, 오소마츠 형."

어라? 갑자기 이게 왜 입밖으로 나온거야?

"뭐라고? 못 들었는데?"

오소마츠 형이 내 몸을 돌려세운다.

잘못 말했다고 말할까.

그러나 마음 속에서 오소마츠 형에 대한 감정을 토해내야 된다고 외치고 있다.

심장이 미칠듯이 뛰고, 마치 이 말을 그대로 삼키면 내가 죽어버릴 것처럼.

"내 것이 되어달라고, 망할 장남 새꺄!"

표현이 한층 더 거칠어졌다. 

아, 이런 모습이 원래 나였지.

언제나 한 번쯤 더 생각하고 걸러버리니까.

"의미를 모르겠네, 쵸로마츠. 네 것이 되어달라니?"

오소마츠 형은 당황한 듯 묻는다.

"말 그대로야! 바보야!"

그대로 오소마츠 형의 손목을 붙든다.

모든 건 내 본능대로, 내가 숨기고 있던 마음대로.

무의식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은 나의 온 몸을 붙잡고선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는 듯 싶다.

형을 끌고서 아무도 없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이 어째선지 귀에 들려왔다.

"쵸...쵸로마츠?"

오소마츠 형은 끌려온 채 방문을 닫으며 말을 걸었다.

아, 이제 생각하는 것도 다 귀찮아졌어.

"오소마츠 형, 꽤나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는데."

오소마츠 형은 형을 붙잡은 내 손을 다른 손으로 잡아주었다.

"나, 형을 좋아하는 거 같아."

"갑작스레 고백이냐."

"무슨 의민지 이해하고 있는거야?"

"의미야 알 수밖에 없잖아? 날 갖고 싶다고 했으니까."

이 바보가 금방 이해해버려서 오히려 맥이 풀렸다.

답을 들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 너가 그동안 잠자리에서 내 몸을 손대려다 만 적이 몇 번 있었던 건 아는데."

알고 있었던 거야?

"그게 그런 의미인 줄은 몰랐네."

어쩐지 형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하게 들렸다.

역시, 싫은걸까.

두근대는 마음은 드디어 고속열차라도 탄듯 질주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

"그런 식이니까...다 알고 있는 듯 얘기하면서...또 능청스럽게 빠져나가버리고..."

갑작스레 눈물이 쏟아졌다.

아, 이게 그건가...악마놈이 내게 먹인 약 때문에 이런건가...

"아...울지 말라고, 쵸로마츠?"

형은 느슨해진 손목에서 내 손을 떼어내더니 날 붙잡았다.

"역시 형은 바보네~ 동생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

"만지고 싶다는 건, 역시 거기?"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오소마츠 형?

"동생이 이만큼 형을 좋아해준다는데, 거부할 이유가 없잖아?"

"진짜 무슨 소린지 이해한거냐고! 형!"

"형이 너네들을 떠나보내봤으니까 알지. 너희들이 날 필요로 해줘야 내가 버틸 수 있다는 걸."

"하지만..."

"네가 그런 의미로 날 필요로 해준다면, 나도 그런 의미로 너에게 답해줘야지 않겠어?"

오소마츠 형은 나를 앉히더니, 바지도 팬티도 벗어버린 채 벌렁 누워버린다.

아까는 무미건조하게 들렸던 형의 목소리는, 평소와도 같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그런..."

눈앞에 형이 자신의 몸을 대주고 있다.

막상 거기에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숨막힐 듯 뛰는 심장이 외친다.

-이제 손을 뻗을 수 있잖아? 자, 뻗어보라고. 마음껏. 원하는 대로.

그리고 그 마음에 몸을 맡겨, 나도 하의를 벗어던진 채 형에게 뛰어든다.


이 모든게 꿈일까.

꿈 속에서 꾼 꿈에 이끌려 이런 꿈을 꾼 걸까.

황홀하다못해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오소마츠 형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날 떠민 악마가 형의 얼굴이 아니었다면 이런 꿈을 꾸지 않았을까.

흩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쓰고도 달고도 짠 맛이 입에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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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더빙 쵸로마츠의 애드립과 욕과 거친 입이 그렇게 찰지다면서요? 난 살릴 수 없어...

2. 내가 연성 고자라니

나 : 오른손에… 감각이 전혀 없으니… 어떻게 된 거요?
의사양반 : 아… 하필이면 총알이 영 좋지 않은 곳에 맞았어요.
나 : 그건 무슨 소리요?
의사양반 : 에… 어느 정도 완쾌된 뒤에 말해주려고 했는데... 잘 알아두세요. 선생은 앞으로 오른손을 잘 쓸수가 없습니다.

에, 다시 말해서 연성을 잘 할 수가 없다는 것이오. 에, 총알이 가장 중요한 곳을 지나갔단 말입니다.
나 : 뭐요? 이보시오, 이보시오 의사양반!

3. 오랜만에 와서 똥글쓰고 앉아있는 저...언능 잘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다른 글 써오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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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