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9. 23:34

1812합작 참가작(http://18osokara.tistory.com/21)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에게 고백한다.

그런 로망을 항상 품고 있다.

품고만 있을 뿐.

한 걸음 더 나가기에는 용기가 없다.

오소마츠는, 나의 쌍둥이 형은, 어쩌면 나한테는 가장 가깝고도 가장 먼 존재니까.

오소마츠와의 거리감은 고3이 되고 나서 느끼게 되었다.

반이 달라져서일까. 우리 6쌍둥이들이 점점 멀어져서일까.

오소마츠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자들에게 장난치러 다니고,

그러다 고백을 받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설마, 했는데.

벚꽃이 져가는 어느 봄날 오소마츠가 웃으며 낯선 여자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었다.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와서 견딜 수 없었다.

혼자 싸매고 있는 게 그나마 나아서, 서로 서먹해진 우리 형제 사이를 좁혀볼 기력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싸늘한 공기가 가득해지는 겨울이 왔다.

 

*

 

첫눈이 내리면 첫사랑에게 고백한다.

그런 로망을 항상 품고 있다.

품고만 있을 뿐.

한 걸음 더 나가기에는 용기가 없다.

카라마츠는 소중한 동생이다. 소중한 동생을 나는 사랑하고 있다.

결코 우애 같은 것이 아니라 연애, 연심이라고 불러야 하는 그런 사랑.

다들 똑같은 얼굴의 6쌍둥이일 텐데, 왜 나는 녀석만을 그렇게 사랑하는지.

그 사실을 부정해보려 발버둥을 쳤다.

6쌍둥이가 아니었다면. 형제가 아니었다면.

그러면 좀 더 편하게 너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첫사랑과 같이 첫눈을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봐.

철없이 뛰어놀던 어린 시절, 내리기 시작한 첫눈에 너는 그런 말을 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첫사랑은커녕 사랑이 뭔지조차 모르던 철없는 아이였다. 그저 눈이 길가에 쌓일 만큼 내리지 않고 흩날리는 것에 아쉬워할 뿐이었다. 그런 말을 한 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봐도 모를 일이다. ‘첫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좀 흐른 뒤였다. 연애 이야기로 떠들썩한 중고등학교 시절, 1년도 넘게 여자 친구와 사귀는 반 친구에게 슬쩍 물어봤었지. 뭐가 그렇게 좋냐고. ‘뭐든 좋지만 둘이 있으면 행복해라는 짧고도 풋풋한 한 마디는 어째선지 마음을 울렸다. 먼저 떠오른 너의 얼굴을 고개를 흔들며 지웠다. 아니야. 그도 그럴게, 우리는 쌍둥이 형제인걸. 그야 네가 나고 내가 너인 듯 자란 우리 6쌍둥이는 함께 하면 즐겁고 서로를 잘 알아주는 사이기는 하지만... 둘이 있다고 항상 마음이 맞는 건 아니었으니까. 뭐든 좋은 건 아니었다.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있다고 해도 서로에 대해 다 아는 건 아니었다. 특히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일들이 많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그럴지도 모른다. 다들 이유는 제각각 다르겠지만 고3이 된 우리 6쌍둥이는 서로 멀어져갔다. 나도 반이 달라졌다는 핑계로 카라마츠를 피해 다니며 더욱 여자 꽁무니를 쫓아다녔고, 그런 나에게 한 아이가 고백한 것을 거절하지 않았다. 벚꽃이 내리는 봄의 마력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카라마츠의 시선을 피한 채 그 아이와 사귀었지만, 친구 이상의 마음은 여전히 생기지 않았다. 그런 어중간한 상태로 시간은 흘러흘러 싸늘한 공기가 가득해지는 계절이 왔다.

오소마츠 군. 고마워.”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거 알아? 첫사랑과 같이 첫눈을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어릴 적 카라마츠가 했던 말.

들어본 것 같기도... , 곧 겨울이라 그런가? 하하핫!”

나 말야, 첫사랑은 중학교 막 들어갔을 때 부활동 선배가 정말 많이 도와줬었거든. 그 선배가 첫사랑이야. 고백하기도 전에 그 선배는 다른 선배랑 사귄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쉽게 마음을 접을 수 없더라고.”

....”

그 상태로 겨울이 되고,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첫눈이 오는 날을 기다렸어. 자기만족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첫눈이 오는 날 같은 장소에 있으면 같이 눈을 맞으면 상관없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정말 첫눈이 오는 날, 점심시간 운동장에서 기적처럼 첫눈을 같이 맞은 셈이 됐는데. 그 때 선배는 그저 농구를 하고 있었을 뿐이지 날 알아챈 것도 아니었고, 뭔가 자신이 갑자기 한심하게 느껴진 거야. 너무 바보 같았어.”

사귀고 있는 애한테서 첫사랑 이야기를 들을 줄이야. 그러고 보니 우리 꽤 오래 사귀었네.”

그러네. 오소마츠 군이 내 고백을 받아줄 지는 생각도 못했어. 어영부영 반년이 지났네. 많은 추억은 없지만. 내가 고백해놓고 막상 진학 준비 때문에 바빴던 탓도 있지만. 오소마츠 군은, 여전히 생각중?”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서 말야~ 잘 모르겠...”

그렇구나.”

그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 반년동안 사귀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들로 가득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솔직히, 나의 행동도 별반 바뀌질 않아 여전히 여자들한테 장난치는 걸 관두지도 못했고, 그녀는 그런 걸 그다지 나무라지 않았다. 하긴, 3학년 때였으니 이런 사람인 걸 대충 알고도 사귀자고 한 걸지도 모르지만. 왜 나를 좋아하게 됐는지 물었을 때 웃는 모습을 좋아해서라고 답했던 그녀다.

오소마츠 군, 사실 좋아하는 사람 있는 거지?”

좋아한다고 듣고 싶은 거...”

나 말고 다른 사람.”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보고 있으면 알게 되는 걸? 날 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런 거 아니...”

괜찮아. 고마웠어. 내 고백을 받아준 것도. 조금 짓궂다고 생각하지만...그래도 반년동안 즐거웠어.”

“......”

어렴풋이 알고 있어. 누굴 보고 있는지. 분명 그 사람도 너를 보고 있을 거야. 내일에서 모레, 첫눈 예보가 있더라고? 누구나 첫사랑과 이루어지는 건 아닐 테고 첫사랑과 첫눈을 맞는다고 해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건 단순한 미신이겠만, 믿으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해. 아마 네가 보고 있는 사람은 너의 첫사랑이겠지? 그래서, 며칠 생각하다가, 이제 그만 보내주기로 했어. 고마워.”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걸 보고도 마음이 크게 동요하진 않았다. . 그래서 눈치 챈 걸까. 아무리 한심한 녀석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나쁜 녀석 같잖아. 그녀는 손을 꼭 잡아주었다.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할게.”

소매로 눈물을 슥 훔치고 돌아서는 그녀를 보다, 새삼 자신이 차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에 전해진 온기를 꽉 쥐자, 별로 흔들리지 않던 마음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다시 그녀를 붙잡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용기를 내서 첫사랑에게, 카라마츠에게 고백을 할 것인가. 다시 그녀가 돌아보며 웃는 표정으로 힘내라는 듯이 두 손으로 주먹을 꽉 쥐며 힘내라는 포즈를 하고선 돌아섰다. 그녀 나름의 배려 덕에, 일단 용기를 내기로 마음먹었다.

 

*

 

편지를 썼다. 첫눈이 오면 첫사랑한테 고백한다는 마음을 벌써 몇 년이나 품어왔던가. 아침에 주워들은 날씨예보에서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첫눈이 온다는 말을 듣자, 닫아두려 애썼던 사랑이 열려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오소마츠는 지금 사귀는 사람도 있겠다, 그리고 애초에 형제끼리 사귄다는 게, 연애감정을 품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제 우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어른이 될 거니까. 오소마츠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이 마음을 정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새벽에 조용히 일어나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들고 방을 나왔다. 달이 비추는 거실의 탁자 위에서 펜은 허공을 맴돌았다. 차분하게 쓰고 싶었다. 어른스럽게, 담담하게. 하지만, 잘 되지 않아서 눈물이 났다. 결국 몇 마디 쓰지 못하고 편지를 봉투에 넣고선, 마지막 미련으로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 라고 봉투에 써 놓고 들어왔다. 아침까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모두가 먼저 나간 틈을 타 봉투를 쓰레기통에 넣고 집을 벗어났다. 여러 가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너무도 답답했으니까. 괴로웠으니까. 첫눈이라도 올 듯 잔뜩 흐리고 살이 에이는 듯 추운 날이었다.

 

*

 

날이 잔뜩 흐려 낮에도 온통 회색빛에, 날이 제법 추워져서 이런 날이라면 눈이 올 것만 같았다. 정말, 첫눈이 오려나. 그녀가 남기고 간 말과 카라마츠에게 해야 할 고백의 말은 뒤엉켜서 오늘 하루 내내 기분이 저기압이었다. 늘상 그랬지만 형제 누구하고도 마주쳐도 제 갈 길을 갈 뿐. 오늘은 카라마츠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았다. 피해 다니기만 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그다지 서로 마주칠 일도 없었던 걸까. 만약에 지금 마주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그 고민은 헛것이 된 채 학교는 끝이 나고, 카라마츠를 옥상에 불러낼까 생각하다 고개를 저으면 관뒀다. 카라마츠는 누구보다도 먼저 하교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것은 늦은 편에 속했다. 아마 집안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서겠지. 어디를 가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피해 다니다, 마음을 속이고 도피하기까지 했으니까. 언제 첫눈이 내릴지 몰라 애타는 마음 반, 여전히 고백할 준비 같은 건 되지 않아 피하고 싶은 마음 반. 그렇게 일단 집에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또 나갈 거지만.”

평소 하지 않는 인사를 하며 집에 들어서도 누가 있는 건 아니었다. 엄마는 외출하셨나. 일단 가방이라도 두고 카라마츠를 찾으러 가볼까 하며 방에 들어갔다 쓰레기통에 편지 같은 것을 발견했다. 누구 편지지? ...

카라마츠?”

봉투 뒤편에 카라마츠라고 쓰인 편지. 수줍게 붙은 하트 스티커. 뒤집어보면 오소마츠에게.’라고 적혀있었다.

?”

무방비하게 버려진 거 보면 별 거 아닐까. 하지만 나에게 쓴 편지고. 열어보니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라기보다는. 문장이 나열된 걸로 봐야할까.

 

오소마츠 좋아해

아니 사랑해

정말 오랫동안 사랑했어

가슴이 답답해

그동안 줄곧 말하지 못해서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어

나는 그만하기로 했어

이 마음을 이젠 버릴게

미안해

이제 지울게

안녕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어제는 없었으니 오늘 아침에라도 버린 편지인가.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왜 그만두는 거야. 왜 지우려는 거야. 이제 와서 그런 마음을 가져버리는 거야. 포기하지 말아줘. 그게 아니야. 포기하지 않을게. 진짜 사랑도, 갑자기 다 떠나버리면 어떡해. 그게 아니야. 거짓 사랑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할게. 진짜 사랑을, 첫사랑을, 외면하지 않을게. 이제는 지우려 하지 않을게. 내가 먼저 말할게. 편지를 들고 뛰쳐나갔다. 정말, 거짓말처럼, 카라마츠가 집으로 오고 있었다. 꽉 차서 답답한 마음과는 달리 어색한 기류가 감싸 절로 정색하는 말투로 카라마츠 앞을 막아서고 말았다.

.”

카라마츠는 나직이 탄식을 내뱉었다.

카라마츠, 잠깐만.”

카라마츠 앞에 편지봉투를 슥 보여주고 만다. 이렇게나 조심성 없이.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 어떻게 그걸...”

그걸 그냥 방의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는 게 누군데. 바보 아냐.

“...읽었어?”

“...읽었어.”

“......”

저기 있잖아...”

그 순간, 카라마츠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에 당황하고 말았다.

어이, 카라마츠. 울지 말고...”

카라마츠는 나를 바라본다. 여태껏 피해왔던, 숨겨왔던 감정들을 다 들켜서 그런가. 간만에 그는 나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으면서. 그 눈길을 견디지 못해 눈을 피했다.

사귀어 줄 테니까...”

?”

좋아한다며... 그 마음 받아줄 테니까.”

카라마츠의 그렁그렁하게 눈물이 맺힌 눈이 감기고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그 미소는, 그 표정은, 치사하잖아. 간만에 봐서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예쁜 미소를 지어버리면. 그렇게 행복한 듯 웃어버리면.

“...잖아.”

?”

오소마츠는...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잖아?”

, 차였어. 어제.”

어제 차이고, 오늘 사랑고백하는 거야? 오소마츠는 역시 쓰레기야.”

그렇게 울먹거리며 예쁘게 웃으면서 독설을 날리는 카라마츠.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벅찬 듯 울음이 섞이기 시작했다. 잠깐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흐르자, 안절부절 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울보구나, 카라마츠.”

태연한 척 카라마츠의 어깨를 잡으면, 카라마츠는 슬쩍 내 교복의 넥타이만 잡았다.

이런 쓰레기지만, 사랑한다며.”

카라마츠는 어정쩡하게 나의 옷깃을 잡을 뿐 안겨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뭐랄까. 어떻게, 이제 우리 사귀는 거야?”

“......”

편지로 사랑하는 걸 그만두겠다면서 녀석도 덥석 사귀자고 답해버리다니.

우리는 너무나도 바보 같다.

 

*

 

어정쩡한 상태로 집 앞에서 우린 한참을 서 있었다. 날은 춥고, 흐리고, 어색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입을 열었다.

그럼, 연인이 됐으니까 하고 싶은 거 있어? 한동안 서로 말도 안 했으니까 좀 어색한데... 한 번에 거리를 줄여버려? ...”

...”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늘어놓은 장황한 말을 가르고 답이 돌아왔다.

잡아줬으면...하는데...”

...”

카라마츠가 오른손을 내밀면, 나는 왼손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집 앞에 있기는 뭐하니 일단 걸었지만, 손만 잡았지 카라마츠는 나와 최대한 떨어져선 나의 시선을 피했다. 뭐냐고. 그렇게 말없이 걷는 동안,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자연스레 카라마츠가 가는대로 따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날이 추워서 그런가, 긴장해서 그런가. 카라마츠의 손은 유독 차가웠다. 공원의 사람이 잘 오가지 않는 곳에 다다라서는 그가 멈췄다.

오소마츠. 따뜻하네... 손이...”

슬쩍 나를 보며 카라마츠는 뺨을 붉게 물들이고선 말을 건넸다. 부끄러워서였나. 내 쪽을 보지 않은 건.

손 정도는 어릴 적에는 실컷 잡았잖아? 한 발 앞으로 나가보자고?”

농담따먹듯 말을 던지면 손을 꼭 움켜쥔 채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볍게 가로저었다..

부끄럽다고...나중에 하자...”

나중에? 뭔가 하고 싶은 건 있구나?”

그만해... 부끄럽다고 했잖아. , 그렇지만...”

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차가운 것이 마주잡은 손에 닿았다. , 하고 너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나도 너를 따라 하늘을 보면 어느새 하얀 눈송이가 내리고 있다.

오소마츠, 기억해?”

첫사랑과 같이 첫눈을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그 말 하려고 했는데.”

어제 차이면서 들었던 말.”

왜 그런 말을 들으면서 차여. 이상하잖아.”

그러게. 이상하네.”

원래는, 첫눈이 오면 첫사랑과 같이 맞으며 고백할 셈이었는데...고백을 먼저 하고 이루어지고... 그러고 첫눈을 맞는 셈이 됐네...”

어쩌면 이미 고백한 거 아닐까? 나한테 그 말을 했을 때. 몇 살 때였나... 첫눈 올 때 나한테 말했잖아. 그게 고백 같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

새삼 깨달았어. 네가 몇 년을 첫사랑을 쌓아온 건지. 그 첫사랑이 나라서 고마워.”

오소마츠는 어때. 첫사랑이...”

나도, 너였거든.”

잡은 손이 떨리는 게 느껴진다.

나도 오랫동안 첫사랑을, 이 마음을 쌓아 왔나봐. 카라마츠, 사랑해.”

손을 놓고 너를 안고 입을 맞춘다.

너는 놀란 눈을 하지만 저항 없이 나의 박자에 맞추고.

첫눈이 내리고 두 사람의 첫사랑이 이어지는 기적의 순간.

차가운 세계에서 온기가 오가는 속에서.

두 사람의 어깨에 눈이 쌓일 때까지 두 사람은 떨어지지 않았다.

 


후기

"원내용 짤 때만 해도 로맨틱했는데 생각하다 미루다보니 뭔가 이상한 이야기가 된 듯한... 1812에 대한 사랑이 전해졌을까? 1812의 사랑이 전해졌을까? 조금 의구심을 가지면서... 결국 마감일에 써서 제출하고 말았습니다. 풋풋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18세 커플링, 오소마츠는 연애경험이 있고 카라마츠는 없는데 둘이 첫사랑이라는 설정을 넣으면서 음흉하게 웃으며 시작했었죠! 그리고 결과물. 합작에 많이 참여해보지 않았던데다 워낙 설정만 짜고 미루기대장이라 완성만 해도 다행이라고 안심해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음... 다른 분들의 멋진 작품들을 기대하며...합작 열어주신 른른이님과 합작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후기 마칠게요! 앗 후기 너무 길다!"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