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_연성/[카라른] 단편 글&긂&낙'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6.09.11 [파카카라] 카라마츠가 형제들을 간병해주는 이야기 1
  2. 2016.07.30 [오소카라] 남겨지다 1
2016. 9. 11. 23:21

-카라른 전력 60분 주제: 감기 (https://twitter.com/karareun60/status/774954422229082113)

-파카카라(오소카라/이치카라)입니당

-캐붕은 패시브

-오소마츠상 OST 넘나 좋은것...★(응?)




<L*NE 육둥이 단체채팅방>

[오소] 집에 누구 있냐

[카라] 지금은 나뿐이다만

[오소] 그러면

[오소] ㄱㅏㅁ겨얏좀

[오소] 감기약좀

[카라] 뭐라고?

[오소] 찾아봐

[카라] 알았다

[카라] 감기 걸렸어?

[오소] 그런듯

[오소] 목이 간질간질한게

[오소] 이건 감기갈ㄷㄱ더님

[오소] 자꾸 기침하니까 오타가

[카라] 얼른 들어와라

[토도] 카라마츠 형

[토도] 감기약 집에 많이 있어?

[카라] 많이 있다

[카라] 알약도 있고

[카라] 베이뷔들을 위한 달콤한 액체 약도 있다구~

[토도] 하하하...

[토도] 그럼

[카라] 토도마츠도 감기인가? 별일이군

[토도] 어제 오소마츠 형이 기침하던데

[오소] 그럼 나한테 옮은거?

[토도] 아마도

[쵸로] 바보는 감기에 안 걸린다더니

[쵸로] 오소마츠 형도 감기에 걸리는군

[오소] 바보라고 까지 마라 휴지마츠

[쵸로] 여기서 휴지가 왜 나오냐!!!

[쵸로] 나도 감기약 좀 준비해주면 안될까?

[카라] 에? 쵸로마츠도?

[쵸로] 간만에 사람 많은데 갔다가 옮은 거 같아

[쵸로] 요새 독감이 유행한단 말은 들었지만

[쵸로] 내가 걸릴 줄이야

[카라] 독감이면 큰일이잖아

[카라] 얼른 집으로 돌아와라

[쵸로] 안그래도 가는 중이야

[이치] 저기

[카라] 왜 그러는가 이치마츠

[카라] 무슨 일 있나

[카라] 답이 없어! 브라더! 쓰러진거 아냐???

[이치] 그런 거 아니니까

[이치] 개똥마츠가 설레발 치긴

[토도] 이치마츠 형이 좀 느리긴 하지

[이치] 그런 거 아냐

[이치] ...감기약 내 몫도 준비해줄 수 있을까

[이치] 카라마츠 형

[오소] ?!!!!!

[쵸로] ?!!!!!!!!!!

[토도] !!!!!!!!!!!!!!!!!!!!!!!!!

[카라] 알았다! 성심성의껏 준비하지!

[오소] 카라마츠 들뜬 거 봐 ㅋㅋㅋㅋㅋㅋㅋㅋ

[쥬시] 카라마츠 형! 죄송함다!
[쥬시] 제 것도 준비해주시지 않겠슴까!!!!!!!!!!!!!!!!!

[카라] 이 무슨!

[카라] 잔혹한 운명의 데스티니란 말인가!

[카라] 나만 빼놓고 모두 감기에 걸린 것인가!!!!!!!!!!


카라마츠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송되고 10분이 지나도록 5읽음만 떠 있을뿐 답은 오지 않았다. 다행히 카라마츠는 스마트폰은 보지 못한 채 형제들이 누울 이부자리를 펴고 주전자에 따뜻한 물을 끓이고 감기약을 있는대로 꺼내 식탁위에 늘어다놓고선 복용법을 꼼꼼히 읽고 있었다. 바쁜 부엌의 풍경과는 달리 바깥에는 나른한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나 왔음~켈록켈록"

현관에서 오소마츠의 소리가 들리자 카라마츠는 재빨리 뛰어나가 오소마츠를 부축해주었다. 됐다는 듯 오소마츠는 손을 내저었지만 카라마츠에게 기대는 그는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이 형~ 카라마츠가 끓인 뜨끈한 죽을 먹고 싶은데~ 해 줄거지......"

평소와 달리 오소마츠는 여유가 없어 보였다. 슬쩍 지은 미소는 그의 상태를 더 나빠보이게 했다. 열이 오르는 가운데 카라마츠의 부축을 받으며 2층으로 옮기는 걸음은 흐느적거렸다. 이부자리의 가운데에 오소마츠를 눕히고 카라마츠는 체온계를 가져다 그의 귀에 꽂았다. 38도라. 제법 열이 있군. 카라마츠는 힘없이 늘어진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선 수건을 적셔서 가져다 줄게. 죽도 끓여서 먹여줄테니까 형은 누워있어."

카라마츠가 급히 내려가버리자 오소마츠는 아쉬운 듯 손을 뻗었다 내렸다. 카라마츠라면 분명, 나만이 아니라 다른 녀석들에게도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주겠지. 그런 카라마츠의 상냥함은 좋지만, 가끔 카라마츠의 상냥함이 자신만의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오소마츠는 생각했다. 몸에 오르는 열기와 갓 햇볕에 마른 이불의 냄새, 사내놈들이 뒤섞여 자는 방의 체취가 그런 감정과 뒤엉켜서 살짝 정신이 아득해졌다.


"나 왔어."

현관에서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찬가지로 카라마츠는 잽싸게 나가서 이치마츠를 부축했다. 평소 카라마츠를 쳐내는 일이 많은 이치마츠지만, 오늘은 카라마츠가 빌려주는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우두커니 서있었다.

"이치마츠? 많이 아픈가?"

카라마츠의 말이 저 멀리서 들리는 듯 했다. 오늘 새끼를 낳을 듯한 고양이를 지켜본다고 새벽부터 나갔던 터라 갑작스런 기온 변화와 소나기를 피하지 못한게 화근이었나. 카라마츠의 품에서 이대로 잠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치마츠는 약해져 있었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업고서 2층으로 올라갔다. 늘 그렇듯 이불의 끄뜨머리에 이치마츠를 눕히고서 카라마츠가 체온계를 귀에 꽂았다. 38도. 뭐야, 이런 점도 쌍둥이인가.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어깨를 토닥여주곤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이치마츠는 토닥임이 멈춘 걸 아쉬워하며 옆을 돌아보았다. 오소마츠가 토라진 듯한 얼굴을 한 채 누워있었다. 저 형은 어리광이 많았지. 카라마츠 형이 간호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오소마츠의 얼굴에서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선 이치마츠는 반대쪽으로 홱 돌아누웠다. 조용한 집 안에서 보글보글 죽이 끓는 소리, 쪼르륵 물이 컵에 들어가는 소리, 카라마츠가 연신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쥬시마츠, 쵸로마츠, 토도마츠가 귀가했다. 쥬시마츠는 감기에 걸려도 멀쩡한 듯 토도마츠를 들고서,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의 부축을 받으며 2층으로 올라왔다. 카라마츠는 마찬가지로 체온을 재고, 이불을 덮어주고 토닥여주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해주는 구나, 카라마츠. 조금 분한 마음을 삭이며 누워있다보니 카라마츠가 따뜻한 물과 죽을 들고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보자. 이치마츠는 자는 모양이고...다들 죽 먹을래? 내가 떠먹여줄까?"

"괜찮아. 고마워, 카라마츠."

쵸로마츠가 죽을 받아들고서 후후 불어가며 죽을 먹는다. 토도마츠도 카라마츠가 건네주는 죽을 들고선 뜨거운 듯 조심히 이불 위에 접시를 올려 놓고 귀여운 척을 하며 후후 불어댄다. 쥬시마츠는 이불을 빠져나와 차를 가지고 온다며 급히 내려간다. 지금이 오소마츠에겐 좋은 기회일까.

"카라마츠, 이 형아 숟가락 들 힘도 없는데 떠먹여주면 안될까아?"

없는 아양을 떨어가며 오소마츠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카라마츠를 바라봤다. 카라마츠는 흡족한 표정으로 알았다며 끄덕이곤 숟가락에 죽을 떠서 호호 불어주었다. 평소 휘파람을 불던 탓인지 호 하고 부는 와중에 살짝 휘파람 소리가 섞여나왔다. 침이라도 튀었을 수 있겠지만 그게 무슨 대수냐. 오소마츠가 행복한 듯 입을 벌리면 카라마츠는 눈을 맞춰주며 오소마츠의 입에 죽을 넣었다. 알맞게 식은 죽임에도 오소마츠는 뜨거운 척을 하며 카라마츠를 힐끔 보고 카라마츠는 당황해하며 다음 숟갈은 몇 번이고 식혔다. 오소마츠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는 카라마츠. 카라마츠가 이렇게까지 해주는 건 나밖에 없겠지. 죽을 받아먹으며, 오소마츠는 이렇게 카라마츠가 나만을 챙겨주는 나날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카라마츠가 여러 번 얼음 띄운 물에 수건을 적셔 형제들에게 번갈아 올려주고 있는 동안, 오소마츠는 잠들지 않고 카라마츠의 상냥함을 즐기고 있었다.


이치마츠가 깬 건 제법 늦은 밤이었다. 다른 형제들은 자는 듯 숨소리만 들리고 카라마츠가 체온계와 수건을 번갈아들며 형제들의 병수발을 들고 있었다. 저번에도 저렇게 해주었다면 다들 무시하지 않았을 거 아냐. 역시 바보야. 이치마츠는 그런 카라마츠를 바라보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말 대신에 기침이 먼저 새어나왔다.

"이치마츠, 깼는가? 배 고프지? 죽 해줄까?"

다급히 와서 말을 거는 카라마츠 때문에 놀라면서도, 어쩐지 이치마츠는 기분이 좋았다.

"응...조금이면 되니까..."

카라마츠가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남은 죽이었는지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살짝 일어나 체온계를 귀에 꽂았다. 아까보다는 조금 열이 내려간 듯 했다. 이치마츠는 안심하며 잠에서 깨기 위해 눈을 비비적거렸다.

"이치마츠, 직접 먹여줄까?"

카라마츠가 죽을 들고와서는 물었다. 이치마츠는 싫지 않았지만, 좋다고 말하기 민망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니 카라마츠가 앞에서 죽을 떠서는 식혀준다. 후후 부는 카라마츠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는 상상을 하며 카라마츠를 넋놓고 바라보고 있자니 숟가락이 이치마츠의 입 앞으로 다가왔다. 이치마츠는 입을 살짝 벌려 받아먹고는 오물거렸다. 기분이 좋아져서 몇 번이고 받아먹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다만, 내일도 카라마츠가 죽을 먹여주면 좋을텐데 하며 생각할 뿐이었다.

밤은 깊어가고 카라마츠는 조금 지친 듯 벽에 기댔다. 쵸로마츠의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쵸로마츠의 수건만 집중적으로 갈아주고 있었지만, 다른 형제들에 비해 뒤척거리는 모습이 애처로웠는지 카라마츠는 쵸로마츠를 줄곧 쳐다보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별로 아프지 않은 듯 태평스레 굴러다니다 어느새 이치마츠의 발 밑에 있었고, 토도마츠는 킥킥거리며 밭은 기침을 하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이불에서 나와 카라마츠 옆에 붙어앉았다. 카라마츠가 걱정스러운 듯 고개를 돌리자 이치마츠는 됐다는 듯 손을 올리고선 카라마츠의 어깨에 기댔다.

"이럴 땐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싶다. 다들 아픈 모습을 보니 괴롭군...쥬시마츠는 괜찮아 보이지만."

키스를 하면 감기가 옮는다는 말이 있던데. 카라마츠가 중얼거렸다. 별 희한한 것을 다 믿는구나. 역시 바보야.

"그러면,"

"응?"

"키스해줄래? 나하고."

이치마츠가 대담하게 제안했다. 설마, 진짜로 받아들여 주겠어? 카라마츠는 모두를 아껴주고 있을 뿐. 그뿐인데.

"이치마츠가 원한다면."

카라마츠가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기나 해? 개똥마츠가.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흘깃 보았지만 카라마츠는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은 듯 했다.

"대신 이치마츠가 리드해줘. 내게 감기를 옮겨버리겠다는 일념으로. 너 대신 아플 수 있다면 난 괜찮다."

카라마츠가 몸을 틀어 이치마츠 쪽을 향했다. 이치마츠는 당황하면서도 바라왔던 일이기에 재빨리 가장 황홀한 방법을 찾아내려 애썼다.

"그럼...간다..."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확 끌어안은 채 입술을 갖다댔다. 살짝 혀를 밀어넣으면 카라마츠는 입술을 열듯 말듯 하다가 열어주었다. 이어 카라마츠의 혀도 이치마츠의 입 속에 들어왔다 서로의 혀가 뒤섞이며, 서로 끌어안은 체온이 뒤섞이며, 한참을 입술도 혀도 떼지 않은 채 있었다.

"자, 다 나았다. 카라마츠 형에게 전부 옮겼어."

이치마츠가 썩은 미소를 지었다. 그 나름대로 행복함을 표현한 웃음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그게 잘 전해지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그런 동생을 잘 알기에 싱긋 웃어줬다. 방금 키스를 한 거라고? 남자끼리, 그것도 형제끼리. 너는 어떤 기분이었던거야. 이치마츠는 물어보고 싶었지만 키스를 마치자 밀려오는 잠에 다시금 이부자리로 기어들어갔다. 카라마츠는 다가가서 이치마츠가 잠들 때까지 토닥여주었다.


아직은 해가 일찍 떠서 살짝 싸늘하지만 밝은 새벽이 찾아왔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다독여 준 후 다시 쵸로마츠 앞 쪽에 앉아있다 잠이 들었는지 벽에 기대고 졸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기대서 자는 바보같은 동생을 바라보았다. 아까 선잠을 자며 들었던 소리가 맴돌았다. 이치마츠와 카라마츠가 키스했다. 시간으로 보면 제법 오랫동안 입을 맞댔던 것 같았다. 나쁜 동생이네. 형 말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다니. 벌을 줘야겠어. 오소마츠는 카라마츠 쪽으로 기어갔다.

"자, 내 감기도 옮겨줄게? 그리고 형한테 간호를 받는 거야, 카라마츠."

그러고선 오소마츠는 키스를 했다. 카라마츠는 혀가 들어오는 느낌에 잠에서 깬 듯 눈을 뜨고선 오소마츠를 쳐다보았지만 오소마츠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카라마츠는 이내 혀를 오소마츠의 입에 집어넣었다. 쉬운 남자네, 카라마츠. 누구나 원하면 키스를 해주는 거야? 오소마츠는 작은 불만과, 그럼에노 갖고 싶은 동생과 하는 키스의 달콤함을 느끼며 카라마츠에게 딱 달라붙어서는 오랜 시간 혀를 섞었다. 혀를 빼고 오소마츠가 미소를 지어보이면 카라마츠도 미소를 지어주었다. 카라마츠에게 키스는 어떤 의미일까. 그냥 감기를 옮겨받고픈 자기 희생의 마인드? 좋아하는 사람과 하는 거? 그럼 이치마츠하고도, 나하고도 한 이유는 뭐야? 형제니까 좋아한다는 건가? 형제끼리 보통 그런 걸 해?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는건가? 오소마츠의 마음은 키스를 하기 전보다 더 복잡해졌지만, 카라마츠가 다시 벽에 기대서 자는 모습을 보며 일단은 생각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해가 중천에 뜨자, 6쌍둥이들은 한 명 한 명 일어났다. 다들 개운한 표정인 가운데, 정말 독감에 걸린 듯한 쵸로마츠와, 어제까진 멀쩡하던 카라마츠만이 몽롱한 채로 1층으로 내려왔다.

"어제는 일요일이었지만, 오늘은 월요일이니 병원이 열겠지?"

"카라마츠도 감기 걸린 거야? 역시 따로 잤으면 좋았을 걸... 어제 다른 형제들 간호해주느라 잠 설친 거 맞지?"

쵸로마츠가 걱정스러운 듯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자 카라마츠는 그저 미소를 지어보였다. 키스 이후에 지어준 미소와 비슷해서 이치마츠와 오소마츠는 흠칫 놀랐지만 모른 척 했다.

"카라마츠! 뭐 먹고 싶어?"

이치마츠와 오소마츠가 동시에 말했다. 토도마츠가 풋!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고, 카라마츠는 뒤를 돌아보며 죽이 먹고 싶다고 한 후 쵸로마츠와 집을 나섰다.


+1


<L*NE 이치마츠, 카라마츠 채팅방>

[이치] 있지

[카라] 응?

[이치] 어제 못 한 거 마저 하고 싶은데

[카라] 무슨 소린가

[이치] 그...저...키...키...

[카라] 뭐야

[카라] 모처럼 감기 나았는데 나하고 다시 하면 다시 감기 걸린다고?

[카라] 그럼 어제 한 일이 헛수고가 되잖아


이치마츠는 감기가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냥 그게 하고 싶을 뿐이라고 바보멍충아라고 썼다가 지웠다. 일단 바보같은 형이 감기가 나아야 다시 말을 꺼내볼 수 있는 건가. 이치마츠는 한숨을 쉬며 죽을 저었다.


+2


<L*INE 오소마츠, 카라마츠 채팅방>

[오소] 카라마츠

[오소] 넌 내꺼야

[오소] 얼른 나아서

[오소] 그땐 제대로 달콤한 츄를 선사해줄게

[카라]

[카라] 간호나 잘 해줘


카라마츠의 단호한 멘트에 오소마츠는 풀이 죽었다. 병원에서 돌아오면 쵸로마츠랑 카라마츠 둘 다 알밤 한 대씩 먹여주고 빨리 나으라고 달달 볶아야지. 수건들을 차곡차곡 쌓으며 오소마츠는 분을 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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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풀기 겸 오랜만에 쓰는 겁니다 헤헤...

장편도 합작도 모두모두 밀려있는데! 일벌리기를 워낙 좋아하는 건가...


Posted by 하리H( )Ri
2016. 7. 30. 23:22
*오소마츠상 24화 기반
*오소마츠 시점의 오소카라?





넌 이별을 고하지 않았다.
내가 등지고 외면한 상황들을 차례차례 정리하고선 너도 떠나버렸다.
물론 등 뒤로 「잘 있어」란 말을 던지고서 갔지만,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가지 않았다.
저기, 아직도 화난거야?
내가 홧김에 쥬시마츠를 때려서?
쵸로마츠의 배웅에 나서지 않아서?
나보고 정신 차리라는 토도마츠에게 멍을 남겨서?
이유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정신차리라며 형을 때린 네가,
맏형이라면 동생들을 잘 챙겨줘야하는 거 아니냐던 네가,
나 대신 형 노릇을 한 네가,
말없이 가버린 네가,
날 봐주지 않은 네가,
지금은 너무 미워.

사내 놈들 여섯이 북적대던 집에 혼자만 남게 되자 그간 한 녀석 한 녀석 떠나갈 때 이상으로 쓸쓸하다.
우리가 쓰던 방은 분명 크지 않은 방인데도 혼자 쓰려니 너무 크다.
이불도, 쓸데없이 많아진 베개도, 곳곳에 남은 여섯의 흔적도 나의 쓸쓸함을 더해준다.
동생들이 없는 나란, 여섯에서 하나뿐인 마츠노 오소마츠란, 이렇게 보잘 것 없었나 싶었다.
매실장아찌같이 쪼글쪼글하고 작은 내 자의식은 오늘따라 더 보잘 것 없어보인다.
주머니에서 데굴데굴 그것을 굴리다 바닥에서 구슬치기를 하듯 탁 튕긴다.
벽에 부딪혀 제멋대로 통통튀던 자의식은 책장 위에 덩그러니 놓인 기타 케이스에 부딪히곤 내 품으로 돌아온다.
그러고보니, 카라마츠가 얼굴을 주먹으로 갈겼었지.
맞았을 때는 제법 아팠는데 아픔이나 멍은 금방 사라졌다.
애초에 그 녀석이 있는 힘껏 날 때리긴 했을까.
그러나 저러나 망할 자식인건 변치 않지만.

쵸로마츠의 취직 축하 파티가 있던 그날.
어떤 마음이었는지 하나만 고를 수 없을 정도로 내 맘 속은 복잡했다.
그래도 가장 크게 느꼈던 건 배신감이었을까.
이 집을, 형제들을 떠나간다니.
그게,
축하받을 일이야?
나의 짜증은 눈치없는 쥬시마츠를 향했고 그 결과 난 카라마츠에게 얻어맞고서 바깥으로 끌려갔다.
"형이잖아? 쵸로마츠를 제대로 축하해주진 못하더라도 화풀이하는 건 좀 아니잖아?"
화도 나 있고, 걱정도 하는 듯한 얼굴로 나를 설득했다.
"시꺼! 니가 뭘 안다고 지껄여대!"
아까의 복수로 날린 주먹이 카라마츠의 배에 꽂혔다.
카라마츠의 콜록거리는 소리에 앗차 싶었지만 사과는 할 수 없었다.
"오소마츠, 오늘은 먼저 자러 가."
카라마츠는 표정을 찡그리면서도 진지하게 대응했다.
아프면 화 내라고.
한 번 대판 싸우자고.
먼저 어른이라도 됐다는 거야?
기분 나빠.
그런 동생한테 애취급 받았다 생각해버리는 나도 기분 나빠.
먼저 방으로 올라간 뒤부터 난 동생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이렇게 혼자 남겨진 후론 지붕에 자주 올라간다.
지붕에 주로 가던 멤버는 카라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였지.
특히 카라마츠는 혼자서 기타를 들고 올라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나도 그렇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진작 기타 좀 배워둘걸.
방으로 가서 책장 위의 기타를 꺼낸다.
기타를 들고 지붕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그런다고 달라진 것 없는 걸 알면서도 내가 달라진 기분이 든다.
기타 케이스를 열고 카라마츠의 기타를 꺼낸다.
녀석이 선글라스를 안쓰러울 정도로 반짝반짝 닦듯이 기타도 잘 손질되어 있다.
줄을 튕기면, 뎅-뎅-거리는 진동이 조금 묘하다.
여러 줄을 튕겨 소리를 낸다.
디리리링-
무언가 노래가 만들어진 거 같은데?
혹시 나 천재인가?
하지만 그 뿐으로, 다른 음을 내거나 할 수가 없다.
아는 노래는 기타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엔카나 유행가 뿐이라 분위기만 내는 거에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녀석이 불렀던 노래가―
"여섯 쌍둥이로 태어났다~"
쥬시마츠와 함께 부른 그 노래가 있었지.
하지만,
가사가 잘 떠오르질 않는다.
한참 폼만 잡다가 기타를 정리하고 평소와 같이 마을을 응시할 뿐이다.

"젠장, 망할! 오랜만이다 짜샤!"
격하게 반겨주는 치비타의 인사가 어쩐지 오랜만에 듣는 듯 하다.
"잘 지냈냐, 오소마츠? 카라마츠한테 듣자니 다들 독립했다고 하던데, 넌 어떻게 됐어?"
난 대답하지 않고 그저 오뎅을 입에 집어넣는다.
"다들 연락은 하고 사냐? 카라마츠가 집에 연락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치비타가 재빨리 화제를 돌린다.
뭐 저 질문도 답하긴 뭐하다.
엄마하고는 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난 녀석들과 연락을 안 했으니까.
"카라마츠 녀석, 계속 취직한다고 이력서 쓰고 면접 보러 다니는데 잘 안 되더라고."
그걸 왜 얘기하는거야.
위로라도 해 주라 뭐 이런 거냐고.
나간건 그 녀석이야.
날 버리고 갔다고.
"맥주나 줘."
한숨을 쉬며 맥주를 주문한다.
치비타는 왠일로 군말없이 맥주병을 내놓는다.
한 병, 두 병…
취기가 오르고, 그간 쳤던 벽이 흐물흐물해진다.
"역시 외동인게 좋았어."
"데자뷰도 아니고, 왜 또 외동이 좋다는 거야 쨔샤."
"이렇게 다 떨어지고 헤어지고 할 줄 알았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인게 낫잖아."
"그래도 형제랑 같이 커 온 건 좋잖냐."
"그래도..."
외롭단 말야.
술기운에 취해 졸음이 쏟아진다.
거봐, 이런 때마저도 옆에 늘 있던 녀석들이 없어서 춥다고.
따뜻한 기운에 잠을 깬다.
어느새 누군가에 등에 업혀 밤길을 가고 있다.
"으음..."
"깼는가, 오소마츠."
낯익은 목소리...아, 카라마츠인가.
"네가 어째서..."
"밤에는 치비타 일을 도와주고 있어. 치비타에게 신세지고 있는 처지니까 이 정도는 해야지. 그보다, 많이 마신 모양이네."
간만에 만난 녀석은 여전히 어른 같아서,
기분 나쁘다.
"내버려둬도 될걸, 뭣하러 와서 업어주고 있는 거야."
"형 핑계로 집에 다녀간다...일까? 계속 면접에서 낙방하니까 사나이 카라마츠도 역시 지치는군."
또, 또...되도 않는 폼을 잡는다.
"원망하는 거...아니였어?"
"응?"
"나한테 인사도 않고 집 나갔잖아."
"그건 돌아봐주지 않은 게 나빴지."
카라마츠가 아쉬운 투로 답한다.
"쵸로마츠가, 토도마츠가 떠날 땐 돌아보지 않았지만..."
그는 자세를 고쳐잡는다.
내 몸은 축 늘어진 채 그저 카라마츠가 움직이는대로 들썩거릴 뿐이다.
"내가 나갈 땐 돌아봐줄 줄 알았어."
"어째서?"
"다른 녀석들은 내가 형 노릇을 해 줄 수 있지만 난 오소마츠밖에 형이 없잖아?"
또 형 타령이다.
"난 니들 형인거밖에 없는거야?!"
업혀있는 주제에 업어주는 카라마츠에게 짜증을 확 낸다.
"형, 형, 지겨워 죽겠어! 평소에는 형 대접도 안 하는 주제에 지들 필요할 때만 형 노릇 하라고 하고, 필요없음 버리고 가면서!"
"버리고 가다니?"
"버리고 간 거잖아...쵸로마츠가 드디어 노래부르던 취직하고 나니까 다들 집에서 나가버리려는 생각만 잔뜩이었다고...너만해도 그렇잖아? 집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면서...쉽게 집을 떠났잖아. 토도마츠 녀석이 한 말 들렸다고. 우린 함께 있지 않는게 좋다며? 다들 그렇게 생각해온 거잖아...너도 마찬가지고..."
꼴사납게 넋두리를 쏟아내는 형이다.
이런 형이니까, 싫었던 걸까.
의지하기 어려웠겠지.
카라마츠는 한참 묵묵히 길을 걷는다.
집 방향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저 강을 따라 쭉 간다.
"들어봐, 오소마츠."
그가 입을 연다.
"역시 오소마츠는 우리가 없으면 안 되는 거지?"
내내 한 소릴 한 줄로 요약해버린다.
"모두가 돌아와줬음 좋겠어?"
"......응."
"그럼 형이 말해줘. 돌아와달라고."
"하지만, 다들 함께 있으면 한 사람 몫을 못 한다고 그랬잖아."
괜히 돌아오란 소리를 못 하는 거 아니란 걸 모르는 걸까, 이 녀석은.
"그래도 자기 기분을 전하지 않으면 몰라줄 거 아냐."
정론을 얘기한다.
마치 남 얘기를 하듯이, 객관적이면서도 자기는 거기에 없는 듯 하다.
"그럼, 넌 내가 돌아오라면 돌아올거야?"
"음...결과를 내면 돌아갈게."
뭐야.
결과를 낸다니.
"집에서도 이력서는 쓸 수 있잖아! 면접도 보러 다닐 수 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결심했어."
차디찬 강바람을 맞으며, 그는 답한다.
"형을 때린 그날, 형에게 말했던 게 자신에게 돌아와서 나도 한 사람 몫을 해야만 형을 볼 면목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형 얼굴을 볼 용기가 안 났던 걸지도 몰라. 취직해서 당당히 어른이 되면 집에 돌아갈게."
좋은 말이다.
어느새 녀석은 철이 들었다.
그렇기에, 기분이 더 나빠졌다.
안 그래도 녀석의 등에 업혀 초라해뵈는 꼴이 더더욱 초라해보였다.
"너는...형이 다 됐네?"
"그렇지도 않ㅇ..."
카라마츠의 목을 조른다.
카라마츠가 휘청이며 넘어진다.
"먼저 어른이 돼 버리고...치사하잖아 새꺄..."
취기와 감정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카라마츠를 짓누르고 얼굴을 때리기 시작한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서 앞은 흐릿하다.
찍소리 없이, 반항없이 카라마츠는 그저 맞고 있다.
"기분 나빠...기분 나쁘다고..."
울음 섞인 꼴사나운 소리로 중얼거리자니 녀석이 날 끌어안았다.
분명 따뜻한데,
따뜻하고 좋은데,
카라마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그의 진심을 알 수가 없다.
"넌 변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젠가 그에게 했던 말을 되뇌이며 카라마츠의 품에서 잠든다.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니 익숙한 옷이 걸려있다.
아, 여긴 치비타네 집인가.
옆에는 카라마츠가 정장 셔츠를 풀어헤친 채 잠들어있다.
셔츠가 더러워진 걸 보니 아까 날 업었을 때도 저 차림이었으려나.
정장 차림인건 오늘도 어딘가 면접을 보러 간 거였을까.
얼굴에는 멍이 들어있고 피곤한 듯 전에 없던 다크서클이 져있다.
그를 안았다.
이제 알았지.
어른이 된다는건 이렇게나 힘든 일인데.
무리해서 될 건 뭐야.
미움이 녹아내리고 동정심이 찬다.
아니지, 그를 동정하기보다는 미안한 마음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나 때문일거다.
못 미더운 형이라, 날 대신에 형이 되려고 그러는 거다.
조용히 카라마츠에게 입맞춤을 한다.
풀어헤쳐진 그의 셔츠를 벗기고 심장소리를 듣는다.
네게 돌아와달라 한다면.
나와 같이 어른이 되는건 미뤄두고 집에 있자고 한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그는 어른이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돌아오지 않을거다.
이대로 집으로 끌고 가 억지로 돌아오게 할까.
묶어놓고 감금해버릴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혹을 누르고 삼킨 채 그저 녀석의 몸을 어루만진다.
현실에 굴복하자.
그냥 포기하자.
언젠간 돌아와줄거야.
약속했잖아.
어른이 되면 돌아온다고.
물론 어른이 되면 내가 알던 카라마츠가 아니게 될 거 같지만.
카라마츠의 몸에 눈물이 타고 흐른다.
그 눈물에 반응하듯 카라마츠는 아까처럼 날 안아준다.
슬쩍 올려다본 그의 얼굴에도 눈물이 어려 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뭐야?
너도 외로워?
나와 같은 마음이야?
아니면 동정하는 거야?
단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그는 지금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뿐.

날 안았던 손을 풀고서 그가 돌아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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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단편으로 왔습니다.
쓰던 거나 마저 써야 하는데 또 엉켜서;;;
뜬금없이 떠오른 거 썼네요.
24화 기반으로 쓰다 만 게 있었는데 것도 버려두고(취미가 쓰다 내팽개치기입니다) 또 번뜩 떠오른 거네요.
24화의 충격이 꽤 커서 뒤에가 개그인걸 알았는데도 오소마츠 마음은 어떨까 어떨까 생각했는데 그 생각 중 단편의 이야기입니다.
카라른이긴 한데 음...그냥 오소의 집착 얘기네요.
의식의 흐름이라 늘 그렇듯 허술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