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2. 00:42
誰かカラッポの盃を満たしてくれ

※카라마츠 중심, 결론적으로는 카라총수지만 커플링별 조명 예정이라 카라른을 기본표기 후 커플링 별도 표기합니다.
※캐붕,글솜씨없음주의
※5화 카라마츠 사변 기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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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에 잠에서 깼다. 깊은 잠을 잔 게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그나마 잠을 다시 잘 수 있는 날은 다행, 그렇지 않은 날엔 낮과는 차원이 다른  불안한 감정에 휩쓸린다. 물론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그나마' 나을 뿐이다. 최근, 이라기엔 꽤 오래된 일 같지만 같은 꿈만을 꾸고 있을 뿐이니까. 자기가 죽는 꿈을. 그것도 자살하는 꿈을. 자살 방법도 각양각색, 내가 알고 있는 죽는 방법을 뇌 속에서 있는 대로 끄집어내서 보여주고 있는 걸까. 과장 좀 보태서 만 번은 꾼 거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꾸고 있으니까.

자살하는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 깨고 나면 수첩에 꿈에서의 자살 횟수를 기록하는 게 어느새 일상이 됐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는 자살을 시도한 날에 표시도 같이 해둔다. 현실은 꿈만큼 창의적이지 않아서, 기껏 시도한대봐야 높은 건물에 올라서는 거나 커터칼을 왼팔 손목에 긋는 것 정도다. 몇 번을 손목을 그어 죽으려고 시도한 흔적은 나이테처럼 쌓여 있다. 누군가 물어오지 않도록 요즘엔 소매를 걷지 않거나 쥬시마츠에게 팔목 보호대를 빌려 차고 있다. 살짝 소매를 걷어올려보니 막 새살이 돋아 튀어나온 흉터가 보인다. 다시 소매를 내렸다.

창가 틀에는 투명한 술잔이 빛나고 있다. 앉으면 머리 위와 닿는 아슬아슬한 위치기는 하지만, 의외로 건드리는 일이 없다. 그건 그거대로 쓸쓸하게도 느껴진다만. 지금것 아무것도 담아 본 적 없이 비어있는 채 그저 거기에 놓여있을 뿐인 술잔은 달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술잔을 보며 미소를 살짝 짓는다.

계속 비어있는 채로, 비어있는 걸 드러낸 채로 오늘도 나는 살아있구나.

살아있다기엔 조금 슬픈 텅 빈 나.

거기에 죽고 싶다는 욕망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옆에는 형제들이 태평스레 잠들어있다. 내게서 등을 돌린 채 새우잠을 자고 있는 이치마츠, 즐거운 꿈이라도 꾸는건지 연신 키득거리는 토도마츠, 파칭코에서 따는 꿈을 꿨는지 크게 잠꼬대를 외치는 오소마츠, 귀를 막다가 지친 듯 손이 귀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쵸로마츠, 끝으로 90°로 돌아서 자고 있는 쥬시마츠까지. 예전같았으면 형제들에게 이런 일을 상담했을텐데.

납치극을 당했을 때 형제들의 반응을 직면한 뒤 형제들에게 기대는 것이 어려워졌다. 사과는 받았지만, 마음 속에 상처는 손목의 금들처럼 흉터가 졌다. 텅 비어있는 마음의 겉면에도 잔뜩 흠집이 나있을 터다.

다시금 잠자리에 누웠다. 빈 술잔이 빛나고 있다. 오늘도 저 술잔에는 나의 슬픔을 한 잔 따랐다가 비워낸다. 아침이 됐을 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다행히 오늘 밤은 몽롱해지는게, 그래도 잠이라도 들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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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른인데 컾이 없다니 이건 사기!
것보다 팔아프네ㅜㅜㅜ

 

Posted by 하리H( )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