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 01:02

영화의 오소마츠상 개봉 1주년 기념
전에 썼던 거에 보충하려 하는데 전에 쓴 게 어딨는지 모름모름보

※썸네일용

내가 카라마츠 팬이어서 그런 건 아니고 기억에 남는 비주얼은 18쵸로요 웃음유발자는 18이치인데 영화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카라마츠에게 시선이 가게 하는 연출을 따라가게 됩니다. 놓친다고 스릴러영화 범죄영화처럼 치명적인 그런 거는 없지만. 그래서 준비한 전지적 카라마츠 시점입니다. 카라마츠 위주로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살짝 억지스러운 것도 있음. 당연히 스포일러 숙슉슉.

 

즐거운 동창회

 

차마 동창회 2차는 못 가고 치비타네 포장마차에서 뒷담화(?)를 하던 중 학창 시절을 떠올릴 게 없다는 말에 청춘! 연애! 뭐든 있지 않았을거냐 말하는 카라마츠 군.

당시에는 기억을 못 하고 잠시 타임을 요청합니다.
바로 장면이 전환되는 건 아니지만 이때부터 줄곧 카라마츠는 생각하고 있었겠죠.

이때부터 화면배치 및 구도를 보고 있다보면, 전에 미공개콘티 번역해놓은 것처럼 의도적으로 카라마츠가 배제되어 있거나 하는 게 보입니다.

 

"어째서 난 이런 꼴이 된 거지?"
집에 벌여진 술판에서 한탄하는 쵸로마츠. 이야기를 움직이는 역할을 주로 맡는 쵸로마츠인 만큼(예: 편지) 문제 제기는 쵸로마츠 입에서 먼저 이루어집니다. 물론 예의 정상인 어필이긴 하지만.

 

"그런데 정말, 어째서 우리 모두 지금처럼 돼버린 걸까? 졸업하고 진학하거나 취직하거나, 어째서 누구 하나 하지 않았던 거지?"
카라마츠에게 시선이 쏠리고, 카라마츠는 6쌍둥이가 어째서 이렇게 됐는지, 그 시점은 언제인지 전체의 문제로 확장합니다. 영화를 다 봐도 사실 명쾌하게 해소되지는 않는 의문이죠.

소파-바닥이라는 다른 공간에서 이동해옴으로써 혼자 고민하고 있었던 걸 보여주죠.

 

 

 

쥬시마츠가 몇 년 전 오늘이 졸업식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자, 누군가의 감자칩을 집는 손이 멈춥니다. 그 순간 말을 하는 건 이치마츠이지만 손은 카라마츠로, 졸업식이었다는 것에서 넘어가는 화제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카라마츠는 반응도 대사도 거의 없죠. 이때 카라마츠가 졸업식이라는 말을 듣고 그 날의 일을 떠올리며 자신이 원인이었다고 마음에 걸려하고 있었다 합니다.* 카라마츠에 의도적으로 시선을 주게 하는 연출은 계속되지만, 빠르면 이때 카라마츠가 뭔가 있나 알아챈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졸업식 전날 하타보의 사고를 모르는 쪽(토도, 쵸로, 카라)이었던 걸로 신경쓸 게 많았거나 친구들과 떠들 일이 적었거나 추측할 수 있겠지만 그건 넘어가는 걸로...

*영화의 오소마츠상 스탭북 상권, 58쪽 마지막 단락 <포테토칩을 집는 손이 멈춘다>

 


마지막과 전체샷에 보이는 카라마츠 강조. 이후 검은 고양이➡️아침 장면으로 넘어가면서 A파트➡️B파트로의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콘티상에는 카라마츠가 어딘가 괴로워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고 하는데...** 다들 표정이 비슷해서ㅋㅋㅋ
**영화의 오소마츠상 스탭북 하권 40쪽 A263-267

눈을 뜨는 장면은 대체로 중심 인물이 맡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놓여졌음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죠.

 

공간(방)의 변화를 먼저 깨닫고 드물게 카라마츠가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

 

변화를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못해 패닉에 빠지는 것도 카라마츠로부터 모두에게 향하는 구도를 취합니다.

 

이후 바깥/시간적 인식은 이치마츠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개그로 빠진 오소마츠를 빼고 묘하게 카라마츠를 가운데에 넣는 구도... 이거는 조금 억지일 수도.

 

18세의 누군가를 보며 확인사살당하고 집에서 탈출하는 6쌍둥이 일행. 강조에 음영도 팍팍 넣고 딱봐도 뭔가 할 거 같은 인물이죠. PV 볼 땐 이건 무조건 오소마츠다! 했는데...

 

딱 하타보의 사고 시점에 집에 들어와서 편지로 머릿속이 복잡한 소년. 가려졌던 오른손에서 창문을 여느라? 왼손으로 이동한 편지를 비춰줍니다. 영화 시작부터 존재감 드러낸 고양이가 소년을 지켜보고 떠나죠.

카라마츠가 살짝이라도 돋보이는 모든 장면을 다 카라마츠 위주다! 해석하는 건 좀 아니니 적당적당히 스킵


안습.

자리배치야 그렇다치고 오소마츠는 굳이 카라마츠에게 먼저 말합니다.
"야, 카라마츠."

"아까부터 주변 풍경이 이상하지 않아?"
"풍경?"


오소마츠의 대사를 시작으로 뭔가 이상한 풍경을 인식하는 것도 카라마츠로부터 시작합니다. 이상함을 먼저 감지한 건 오소마츠인데 카라마츠의 인식-6쌍둥이의 동요로 이어져 대놓고 카라마츠에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라마츠가 눈치채고서야 풍경이 이상해진 건 아니고요.

"자네들 중에 이 시대에 커다란 후회를 가진 인물이 있다요."
손가락이 가리키는 인물은... 킹리적 갓심(농담)


굳이 가려진 채 멈춰서죠. 그렇다고 죄책감 있는 얼굴 한 건 아니지만. 오소마츠를 째려보는 눈을 보면 아직까진 데카판 박사가 말한 '후회'가 떠오르진 않는 모습입니다. 자고 일어나서 안그래도 정신없는 데 밤에 했던 생각을 떠올리지 못했겠죠. 쥬시-오소를 거쳐 눈 감고 있는 이치마츠가 후회하는 인물 아닐까 지목되는데, 범인(?) 찾기의 암묵적인 룰로 초반에 지명된 유력한 용어자는 대체로 범인이 아니다라는 게 있죠.


별 거 아니지만 인지부조화로 터져버린 추억의 세계 속 다용을 돌려낼 방법을 얘기하는 카라마츠.


원래 선글라스 쓰는 녀석이니까 그런거겠지만 혼자만 눈을 가린 변장. 눈을 가리거나 피하는 건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상태를 드러낸다고 합니다(억지 부리기). 이 장면은 아니지만.

형제들의 흑역사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홀로 생각을 하는 듯한 장면

그리고 편지를 든 채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소년


자신의 흑역사가 드러날까 걱정하다가도 허세부리는 거 보면 아직은 이 시절의 자신이 가진 후회를 명확히 기억하고 있진 않은 듯 합니다.


남은 인물이 18세 카라마츠인게 당연한데도 중심인물이다보니 꽁꽁 숨기는(?) 연출. 대사량이 적은 대신 받은 버프입니다ㅋㅋㅋ 그나저나 18세 카라마츠인걸 확인하려 한 걸 수도 있지만 거의 확신에 찬 상태였을텐데,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어서 뭘 하려 했던 걸까. 언제나 만약에는 남는 법입니다. 맨날 보고 다시 봐도 히로인같은 연출...

한숨쉬는 둘이 오버랩되면서 후회하는 당사자가 카라마츠 확정인 걸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관객이 누가누가 후회하고 있을까 추측하는 재미로는 아무래도 부족한... 이제 그걸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아느냐가 중요하겠죠.


18카라는 제쳐두고 사라진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를 찾다 쉬어가는 네 사람. 쵸로마츠는 18세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흑역사긴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혼자 어두워 보이는 카라마츠. 뒷모습만이 아니라 물에 비친 앞모습을 통해 더욱 강조됩니다.

 

카라마츠의 상태가 이상한 걸 알아챈 오소마츠가 말을 겁니다. 주먹을 꽉 쥐고 심호흡을 하는 카라마츠.


다른 팀이 개그 뽑는 동안 경마장에 온 두 사람. 정황상 형제들 찾는 걸 핑계로 경마를 하러 온 장남과 말 꺼낼 타이밍 놓친데다 철없는 장남에 질색한 차남인 거 같네요. 누가 후회하는지를 찾는 부분은 타카하시를 찾으러 가는 부분에 비해 긴박감이 덜하죠. 힌트를 얻으러 주변인을 찾고 접촉하는 것도 느긋한 페이스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오소마츠가 경마로 폭주하며 이야미와의 대화를 방해해도 한심하게만 볼 뿐 기다리는 카라마츠의 모습은 6쌍둥이가 아직 지금 상황을 긴박하게 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야미가 추억의 세계에서 왜곡된 자신을 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건 일종의 작가 버프***도 있어서 그와 같이 있는 장형조가 상대적으로 추억의 세계 속 지인에게 정체를 숨겨야 하는 부담이 없는 것도 있지만요. 한편으로 앞에서 자신이 후회하고 있는 것을 자각한 카라마츠가 직접 후회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하고 이야미를 통해 오소마츠에게 18세의 자신들이 어떤 상황인지 전달했으면 하는 우유부단함을 드러내고 있...을지도요. 여전히 망설이는 중입니다.

아닌가 그냥그냥 느긋한 건가...

 

자꾸 사심캡쳐를

"사이가 안 좋아? 우리가?"
각자 이 시절의 지인들에게 이 시절의 자신들이 사이가 안 좋았다는 사실을 듣는 6쌍둥이. 이 장면만 떼놓고 보면 카라마츠의 감정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다지 놀라는 기색은 없지만...


집에 들어가기 전 멈춰서 한숨. 집에 들어가는 발걸음이 무거운 18세 카라마츠.

이야미가 자신을 뻐드렁니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걸로 불만을 토로할 때, 카라마츠는 다시금 어두워지고 주먹을 꽉 쥡니다. 주변인에게 사이가 안 좋았던 시절을 확인받은 탓일까요.

줄곧 자신이 후회하는 것을 어떻게 얘기해야하나 고민하느라 철없는 장남의 떼쓰기를 못받아줍니다.

모두가 모인 공원. 각자 이 시절에 대한 회상을 하고 있죠.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한 맟장판이지만 저는 이 공원 장면을 좋아합니다.

카라마츠가 떠올린 건 회상의 마지막 부분, 사이가 멀어져 집에서조차 말 한 마디 나누지 않는 형제의 모습.

이 시절이 기억난 6쌍둥이가 이 시절엔 6쌍둥이인게 싫었다며 서로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 여기서는 카라마츠를 의도적으로 화면에서 배제해 카라마츠가 후회하는 당사자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카라마츠는 6쌍둥이인게 싫진 않았다는 걸 암묵적으로 드러내는 듯도 합니다. 동의했다면 가려진 화면에서도 끄덕임같은 걸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여간 모두의 후회 탓이 아닐까 말하던 그 때 카라마츠가 일어납니다.

망설임을 떨쳐내듯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의 고백과 함께 후회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옵니다. 단독샷 외에는 1:5의 구도. 카라마츠에게 집중되는 구도와 동시에 대립구도로도 보일 수 있습니다. 18세 시절에는 다툼을 말리려다 큰 싸움이 되고 말았죠.

 

"말하지 못했던 거야. 그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그날의 일까지 같이 얘기해야 하니까."
줄곧 신경쓰였지만 정말로 잊고 싶었던, 형제들과 사이가 나빴던 때를 떠올리고 싶지 않아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같이 있고, 지금은 그때처럼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 말이죠. 이 말을 카라마츠가 직접 하지 못하고 이치마츠가 그의 속을 헤아려 얘기할 때는 이치마츠가 화면상에서 사라져있는 세심함이 보입니다.

 

18세의 카라마츠는 용기를 내서 졸업식 후 오소마츠를 부릅니다. 이후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와 같은 반인 쥬시마츠를 부르거나 카라마츠가 옥상에 가장 늦게 오는 걸 보면 오소마츠에게 모두를 불러내는 걸 부탁한 거 같아요.
오소마츠는 원치 않았던 장남이란 포지션에 카라마츠가 기댄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꾸 중간에 섞이는 사심
카라마츠가 편지를 잃어버렸다는 걸 어른 카라마츠로도 재현합니다. 필연성?

 

적어도 극중 인물들에게는 카라마츠의 추억의 세계라고 인식된 가운데(카라마츠만의 추억의 세계로 보기엔 부족한 게 많지만) 추억의 세계의 서머 가면은 쳐맞...

 

"그렇지 않으면 어른이 돼서 반드시 후회할 거야."
추억의 세계 속 18세 6쌍둥이를 설득하는 어른 6쌍둥이. 그동안 작품을 끌어온 후회와 관련된 멘트도 카라마츠의 몫.

 

 출연이 적었던 18카라의 서비스신(?)

 

 어른이 18세의 자신에게 하는 말에선 유일하게 거짓말을 해버리는... 악영향... 이따이가 옮는다!
중심인물이었던만큼 6명 중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타카하시에게 사정을 설명하게 된 오소마츠가 머뭇거리는 걸 자신이 잃어버렸으니 사정을 말하고 사과하는 카라마츠. 결자해지.

 

편지를 보낸 타카하시와도 만나고 18세 6쌍둥이의 갈등도 대충 마무리되며 카라마츠의 후회가 해소되고 추억의 세계는 끝납니다. A파트➡️B파트와 마찬가지로 F파트➡️G파트도 비슷하게 카라마츠-검은 고양이로 마무리됩니다.

 

B파트와 똑같이 잠에서 깨는 카라마츠. 최종결전, 갈등해소 후 중심인물이 눈을 뜨는 구조입니다. 수미상관입니다. 추억의 세계에서 겪은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세상이 바귄 건지 어떻게 된 건지, 타카하시를 먼저 기억해내는 카라마츠. 이후 타카하시의 편지와 함께 마무리가 됩니다.

너무 카라마츠 중심의 리뷰라서 좀 민망하고 원래는 연출 보고 분석하는 글이었는데 카라마츠가 나올 때마다 주접떠는 글로 변질됐네요.
벌써 개봉한 지 1년이 다 되었다니... 세월 참 빠르네요 ㅠ
그럼 3기를 기다리며...
마무리는...

 

 

 

 

 

 

 

 

 

 

 

 

 

 

 

 

 

 

 

 

 




Posted by 하리H( )Ri